「대의정치의 효시」인 영국에서 6일 사상 첫 정당간 TV토론이 열려 미디어 정치시대의 서막을 열었다.영국의 유권자들은 5월1일 총선을 불과 24일 앞둔 이날 TV앞에 모여 보수당의 케네스 클라크 재무장관과 노동당의 「섀도 캐비닛」재무장관 고드 브라운, 자유민주당의 말콤 브루스 대변인이 벌이는 설전을 지켜 봤다.
국영 BBC방송을 통해 방영된 토론회에서는 유럽 단일통화문제, 세금, 교육, 보건 등 선거현안을 주제로 논쟁이 벌어졌지만 각당간 공약이나 정책에 뚜렸한 차이가 보이지 않아 다소 싱겁게 끝났다. 하지만 첫 TV선거전은 그동안 대중집회라는 전통적 선거전 방식을 고수해온 영국 유권자들에게 신선한 첫 경험이었다. 커지는 미디어의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달리 TV토론이 영국에서 열리지 않았던 것은 인물보다는 정당의 정강정책을 우선시하는 영국의 선거 풍토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기존의 대중집회 방식이 재정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과 함께 TV도 효율적인 선거운동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첫 TV선거전 방식이 도입됐다. 여기에는 TV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보수·노동 양당의 계산도 깔려 있다.
보수당이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는 TV토론에 참여한 것은 집권 18년만에 실권 위기에 몰린 존 메이저 내각의 실추된 인기를 일시에 만회하기 위한 「비장의 기회」로 삼고자 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반면 토니 블레어 노동당 당수는 자신의 대중적인 인기를 십분 활용해 TV토론에서 승세를 완전히 굳힌다는 전략이다. 따라서 이번 총선의 향방은 1,500만명이상이 시청할 것으로 예상되는 메이저대 블레어간의 TV토론에서 사실상 판가름날 전망이다. 양후보간의 토론일정은 조만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토론에 대해 대다수 국민과 의회관계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배국남 기자>배국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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