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색작업 본격화속 후보들 ‘세 불리기’/진보성향 이 마르티니 대주교 가장 유력교황 요한 바오로 2세(76)의 건강문제가 우려되면서 그의 후계자 선출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다.
교황은 지난달 30일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부활절 미사를 집전했으나 고령에다 지병인 파킨슨병 등이 겹쳐 건강이 크게 악화해 있다. 이탈리아 TV카메라 기자들이 파킨슨병 증세로 인한 교황의 왼쪽 손떨림 장면을 자체 검열한다는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일 메사게로」지의 교황청 출입기자 오라지오 페트로실로는 교황이 최근 교리논쟁이나 인사 등에 관한 보고서를 직접 읽지 못하고 몇몇 측근의 요약 보고나 자문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교황의 건강은 최악은 아니지만 비상상태』라며 『교황청은 「섭정시대」에 접어 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차기 교황감을 물색하기 위한 작업도 활발해지고 있다. 교황 유고시 새 교황은 추기경으로 구성된 「콘클라브」에서 선출되는데 후보들간의 「세력 규합」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차기 교황으로 가장 유력한 인물은 이탈리아 최대 밀라노교구를 맡고 있는 카를로 마리아 마르티니(69) 대주교이다.
마르티니 대주교는 권위있는 신학자로서 12개 언어에 능통하고 교회의 사회활동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그는 콘돔을 사용한 피임, 여사제, 낙태문제 등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보수 원로들로부터 지나치게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예수회 소속이라는 점도 다소 약점으로 지적된다.
브라질 출신의 산살바도르 대주교 루카스 모레이라 네베스(70) 추기경은 비이탈리아계 연합전선을 형성할 남미대륙의 대표주자로 지목되고 있다. 교황청 시성식 재결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내기도한 네베스 추기경은 그러나 너무 일찍 교황직 도전 의사를 표시해 교단 내부에 「적」이 많다.
제3세계권에서는 「최초의 흑인 교황」 후보로 나이지리아의 프란시스 아린체(62) 추기경을 밀고 있다. 아린체 추기경은 불교가 평화를 위해 가톨릭과 협조할 수 있다는 다원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한편 피오 라기(74) 교황청 교육위원회 위원장은 콘클라브의 3분의 2를 점하고 있는 보수 원로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나 아르헨티나 군사 독재시절 군사정권의 인권남용을 묵인했다는 구설수에 휘말려 있다.<최서용 기자>최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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