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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야담·일화 국역 집대성/‘설화문학총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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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야담·일화 국역 집대성/‘설화문학총서’ 나왔다

입력
1997.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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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학자 김동주씨 전 10권 시리즈중 5권 펴내유달리 이야기를 좋아한 우리민족은 항간에 떠돌던 민담이나 일화를 기록으로 남겼다. 야담 또는 설화집으로 내려오는 이 이야기들은 교훈과 감동을 전하는 사례를 넘어 고대소설을 탄생시킨 모태이자 당시 생활상과 역사를 파악하게 하는 단서이다.

한학자인 김동주(한국정신문화연구원 전문위원)씨는 고전적에 실려있는 설화를 끌어모아 「설화문학총서」(전통문화연구회간)를 펴냈다. 이번에 나온 책은 애정, 우정, 우애, 충효, 적선보은, 풍수지리, 일화 등 7개주제에 따라 이야기를 선별한 뒤 국역하는 전 10권 기획시리즈중 1차분 5권. 서거정의 「골계전」과 「필원잡기, 유몽인의 「어우야담」 등을 비롯, 편저자와 제작연대가 분명치않은 「계압만록」 등 53책을 번역 원본으로 삼았다.

제1권 애정편 「밝은 달아 수놓은 베개를 엿보지 말아다오」에는 조선시대 병조판서, 대제학 등을 지낸 김안국(1478∼1543)과 관련된 재미난 일화가 실려있다. 명문가의 아들인 안국은 열네살에 이르도록 「하늘 천, 따 지」 두 글자도 해득하지 못했다. 부친이 아무리 호통치고 가르쳐도 소용없었다. 「집안 망신시킬 자식」이라는 욕을 듣고 집에서 쫓겨난 안국은 안동지방에서 다행히 총명한 부인을 만난다. 남편이 글을 싫어하지만 기억력이 비상한 것을 알고 각종 서적을 이야기로 풀어 일러주자 안국은 얼마안가 사서삼경은 물론 단가와 장문을 떼고 10년만에 과거에 장원으로 급제했다.

또 제4권 우정·우애편에는 조선 선조때 훈련대장과 우의정에 올랐던 이완(1602∼74)이 어린시절 도적 수괴와 쌓았던 우정으로 후에 공을 세우게된 일화, 오성 이항복과 한음 이덕형의 이야기중 잘 알려지지 않은 익살과 장난 등도 처음 소개돼 있다.

대부분 권선징악을 주제로 한 설화중에는 잘 알려진 고대소설과 비슷한 내용도 많다. 의리와 정절을 지킨 기생이야기인 「춘향전」, 못생긴 부인이 신통력을 부려 집안을 일으켰다는 「박씨부인전」 등의 원류로 보이는 작품들은 고대소설연구에 새로운 자극을 줄 것으로 보인다.

편역자 김씨는 『그동안 저속한 읽을거리로만 간주돼왔던 야담을 한데 모아 정리함으로써 설화문학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고전에 대한 흥미를 갖게하기 위해 이 책을 기획했다』고 말했다.<최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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