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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너무 빨리 바꾼다/승용차 보유기간 평균 4년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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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너무 빨리 바꾼다/승용차 보유기간 평균 4년도 안돼

입력
1997.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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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검 안하고 ‘고장’ 판단/신모델 충동구매도 원인『승용차는 할부기간이 끝나면 새 차로 바꿔야한다』 『우리나라 차는 3년만 지나면 잔고장이 많아 새 차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승용차는 3년째 팔아야 중고차값을 가장 잘 받을 수 있다』

이런 고정관념들 때문에 새 차를 산지 3∼4년만에 차를 바꾸는 운전자들이 많다. 최근 한국능률협회컨설팅과 대우자동차가 새 차 구입실태 등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운전자들은 새 차를 구입한 뒤 평균 47개월만에 다시 새 차를 구입, 차량 보유기간이 4년이 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평균주행거리가 2만㎞정도이므로 8∼9만㎞정도 주행하면 새 차로 바꿔버리는 것이다.

이는 89년의 34개월, 93년의 39개월, 95년 43개월로 차츰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외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짧은 것이다. 차종별로는 소형차의 평균 사용기간이 53개월로 가장 길었고 중형차 51개월, 대형차 45개월, 경차는 35개월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승용차 보유기간은 자동차 수명에 비해 턱없이 짧다. 기아자동차 중앙기술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승용차들은 핵심부품인 엔진과 미션의 경우 운전자의 특별한 잘못이 없는 한 고장없이 16만㎞는 달릴 수 있게 제작되고 있다.

이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16만㎞는 「가혹한 조건」에서 그렇다는 것이지 실제 승용차 수명은 그 이상이 된다』면서 『국내 자동차 제조기술의 발달로 국산 승용차도 운전자의 관리여하에 따라 최소 40만㎞는 무리없이 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에 비해서도 우리 운전자들의 승용차 보유기간은 짧다. 직접적인 비교는 되지 않지만 미국의 경우 95년 현재 승용차의 평균 차령이 8.5년이었다. 10만∼20만㎞씩 달리는 승용차가 많기 때문이다.

또 국산 영업용 택시와 비교해서도 승용차의 수명이 짧다. 건설교통부 자동차지도과 김명운 사무관은 『하루 평균주행거리 250㎞인 영업용 택시의 경우 대체로 3년에 30만㎞, 4년에 40만㎞정도 달리면 폐차된다』고 말했다.

자동차전문가들은 국내 승용차의 라이프 사이클이 짧은 것은 승용차에 대한 운전자들의 인식이 잘못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가령 승용차의 무상보증수리기간이 일반적으로 3년―6만㎞정도로 이 때가 되면 소모성 부품이 수명이 다 돼 교환해야 하는데 이를 고장으로 안다. 또 이사를 가거나 진급할 때면 차도 바꾸는 등 충동구매가 심하다. 최근에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승용차 모델 교체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어 승용차 교환을 부채질하고 있다.

녹색서울시민위원회 임기상 교통위원은 『우리나라 운전자들은 엔진오일 교환 등 기본적인 정비도 손수 하지 못하고 정비업체에 맡기는 등 자동차 점검·정비에 무관심하다』면서 『차에 애정을 갖고 잘 관리하면 국산승용차도 10년이상 탈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승용차의 수명관리 요령은 정기적인 점검과 정비이다.

또 급출발·급가속 자제, 도로조건에 맞는 주행속도 유지 등 올바른 운전습관이 중요함은 물론이다.<남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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