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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자,중국을 읽자

입력
1997.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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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라고 말할 수 있는 중국­중 정부수립이래 최고 부수 500만부이상 팔린 화제작·20∼30대 사장 기자 등 “더 건드리면 가만안있겠다” 미국·일본에 엄중 경고/21세기 삼국지­덩샤오핑 사망·홍콩반환후 3국으로 분열된 중국 그린 일본 추리작가 히야마 요시아키의 소설·통일한국 정황곁들여 ‘흥미’중국 정부 수립 이래 최고 부수라는 500만부 이상이 팔렸다 해서 화제가 됐던 「NO라고 말할 수 있는 중국」(동방미디어간)과, 일본인의 눈으로 덩샤오핑(등소평) 사후의 중국을 삼국지 식으로 가상소설화한 「21세기 삼국지」(작가정신간)가 각각 번역출간됐다.

중국에 대한 말과 글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요즘, 전자는 피상적 중국·중국인론이 아닌 현 중국 지식층의 생생한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후자는 현실에 바탕한 흥미있는 읽을거리라는 점에서 각각 눈길을 끈다.

「미국은 어느 누구도 이끌 수 없으며 오직 자기만을 이끌 수 있다. 일본은 어느 누구도 이끌 수 없을 뿐 아니라, 때로는 자기 자신도 이끌지 못한다. 중국은 어느 누구도 이끌 생각이 없으며, 오로지 스스로를 이끌어가고 싶을 뿐이다」

원제가 「중국가이설불」인 「NO라고 말할 수 있는 중국」은 이런 입장에서 출발한다. 저자들은 현재 베이징(북경) 중화상공시보 기자인 탕쩡위(탕정우) 등 29∼38세의 문화사업체 사장, 신문·방송 기자, 시인, 자유기고가 등 젊은이들. 이들은 격앙된 어조로 미국, 일본에 대해 『제발 중국을 건드리지 마라, 더 이상 간섭하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말한다. 미국이 대만 문제로 계속해서 중국 내정에 간섭한다면 전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미국의 속국에 다름 없는 일본이 감히 중국에 경제적 제재 운운하며 위협한다며 가소롭게 치부한다.

이 책의 직접적 집필 계기가 된 것은 93년 가을에 결정된 2000년 올림픽 개최지 선정 문제였다. 중국인들은 베이징이 당연히 개최지로 결정될 것으로 생각하고 대기 오염이 문제가 될까봐 시민들이 한겨울에도 연탄을 사용하지 않을 정도였으나 미국의 방해로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반감이 대만·중국내 인권·티베트·미국언론·경제·군사문제 등에 걸쳐 노골적으로 표출돼 있다. 흔히 의뭉스럽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생각해 온 중국인들의 일반적 어조와는 달리, 중국 인구정책을 비판한 힐러리 클린턴의 말을 「일개 소갈머리 없는 여편네의 소리」라 할 정도로 직선적이다.

책을 번역한 강식진 부산대 중국어과 교수는 『공해에 가까운 해독을 끼치고 있는 왜곡된 중국에 대한 정보속에서, 이 책은 여과되지 않은 중국 지식인들의 생각을 그대로 보여주는 더 없이 훌륭한 자료』라고 말한다.

「21세기 삼국지」의 저자는 일본의 추리소설 작가인 히야마 요시아키(회산량소). 책에도 일본적 시각이 그대로 들어있다. 「무릇 천하의 대세는 나뉜 지 오래면 반드시 합쳐지고 합쳐진 지 오래면 반드시 나누어지는 법」이라는 삼국지 첫머리의 말을 빌어, 덩샤오핑의 죽음과 홍콩 반환이후의 중국이 3국으로 분열될 것이라 가상한 소설이다.

북경 공산주의정부, 동북 군벌정부, 화남 민주정부로 나뉜 중국이 내란의 혼란으로 빠져든다. 부패한 동북 정부에 반대하는 젊은 장교들이 쿠데타를 일으키며 한판 영웅호걸의 이야기를 펼치는데, 북한 붕괴로 통일된 한반도 등 주변국의 정황도 곁들여져 흥미를 돋군다.<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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