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도입땐 정책 공개·남 참여 불가피북한의 아시아개발은행(ADB)가입은 북한의 개방과 남북경제협력에 결정적인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어느 나라나 ADB로부터 차관자금을 빌려쓰려면 각종 경제통계와 정책자료, 향후의 경제정책방향 등을 제출해야 한다. 또 ADB로부터 프로젝트 심사도 받아야 한다. 이는 기업이 은행에서 대출받으려면 각종 재무제표를 제공하고 경영방침을 알려줘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따라서 북한의 ADB차관자금도입은 곧 북한체제의 개방을 의미한다. 북한은 이제까지 외채 국민소득 인구 등 자체통계를 한번도 외부에 공표한 적이 없는 실정이다.
ADB가입은 남북한 교류에도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ADB에 가입하면 국적에 관계없이 ADB임직원의 출입을 허용할 의무가 있다. ADB에 근무중인 한국인은 부총재를 비롯하여 30여명. 북한이 ADB자금을 받게 되면 이들의 북한출입이 잦아질 것이다. 이들은 자연스럽게 남북한 당국 및 기업인들간의 가교역할을 하게 될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북한이 ADB의 자금지원을 받을 경우 이를 활용한 사업이 공개입찰에 부쳐지는 등 시장경제체제의 제도가 북한내에 도입되고 이로 인해 개방이 촉진되는 결과를 낳아 장기적으로는 북한의 경제체제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강경식 경제부총리가 북한의 ADB가입을 적극 지원하기로 한 것은 북한의 개방을 앞당겨 남북한 교류를 활성화하고 궁극적으로는 통일비용을 경감시키기 위한 중장기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강부총리의 이번 지지의사는 우리정부가 민간차원의 대북쌀지원 허용방침을 발표하고 북한이 4자회담 설명회에 조건없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직후인데다 필리핀 현지에서 황장엽 전 노동당비서가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나와 주목되고 있다.
강부총리의 이번 발언이 북한 ADB가입에 대한 우리정부의 지지의사를 처음으로 공식 표명한 것은 아니다. 91년 국제통화기금(IMF) 총회에 참석했던 이용만 당시 재무장관은 『가입조건을 갖춘다면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에 반대하지 않겠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ADB 가입에 소극적인 입장이던 북한은 경제난이 심화하자 적극적으로 가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강부총리가 지지의사를 다시 공식 표명하게된 것도 북한의 태도가 크게 변했기 때문이라는게 재경원의 설명이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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