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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산업 탈냉전 특수/국지분쟁 제3세계 무대로 수십개사 ‘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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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산업 탈냉전 특수/국지분쟁 제3세계 무대로 수십개사 ‘호황’

입력
1997.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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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전력·대규모화… 고수입에 지원자 몰려탈냉전기 국지분쟁이 급증하고 강대국들의 개입의지가 약화함에 따라 용병들이 기세를 떨치고 있다. 용병들도 냉전기와는 달리 대기업 형태를 갖추고 보다 합법적·다국적화해 달라진 세태에 부응하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유엔인권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수십개의 용병회사들이 제3세계를 무대로 활약중이다. 소규모 단위로 활동했던 용병들이 그동안 「인수합병(M&A)」을 통해 대규모화한 것이다. 동시에 무력도 배가돼 이제 약소 국가의 군사력을 능가할 정도의 가공할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중 대표적인 용병회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이그제큐티브 아웃컴스(EO)」. EO는 최근 파푸아뉴기니에서 낭패를 봤지만 조직과 활동면에서 용병회사의 전형적인 모델로 여겨지고 있다.

EO는 89년 남아공 특수부대 부사령관 출신인 에벤 발로에 의해 창설됐으며 영국 용병회사 「전략자원회사(SRC)」의 자회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EO는 1,000여명의 병력과 전투기, 헬기, 장갑차 등으로 구성된 막강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병력의 70%가 남아공의 흑인 전역자들이지만 조종사들은 러시아와 동유럽 출신의 「베테랑」 퇴역군인이다.

EO가 성업할 수 있는 이유는 뛰어난 작전능력 때문이다. 특수부대 출신의 EO요원들은 정부군 자문역할과 함께 다양한 전술로 군기와 훈련이 부족한 적들을 요리한다.

EO는 앙골라에서 아프리카 최초로 공수작전, 근접 공중지원, 적외선 장비를 이용한 야간 공중정찰, 레이더 전파방해 등 전술을 활용한 바 있다.

계약액은 지원규모와 전투조건에 따라 다양하다. EO는 시에라리온에서 현금 1,500만달러(135억원)와 다이아몬드 광산 채굴권, 파푸아뉴기니에서는 3,200만달러 및 구리광산 채굴권을 얻어냈다.

EO가 요원들에게 지급하는 보수는 조종사가 매달 1만3,000달러, 전투원은 2,000∼4,000달러 정도인데 남아공 정규군의 5배가 넘는 액수다. EO회장인 발로는 『입사 지원자가 쇄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사전문가들은 탈냉전 시대에 용병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수요와 공급이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며 앞으로 용병산업은 더욱 호황을 누릴 것이라고 말한다. 국지분쟁이 늘어 나는데다가 분쟁국이 대부분 인종·종교적으로 분열된 약체라는 점이 수요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반면 냉전시절 육성된 각국의 특수부대원들이 전세계적인 실업증가 추세에 따라 용병시장으로 몰려 들면서 공급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국제법상의 맹점도 간과할 수 없다. 용병산업을 규제할 국제협약이나 국가별 법률이 없기 때문에 용병활동이 범법으로 규정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배연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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