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자금·현철문제 거론 주목이회창 신한국당 대표가 취임이후 처음으로 8일 기자회견을 갖는다.
이번회견은 한보사태와 김현철파문, 14대 대선자금 의혹 등의 산적한 시국현안에 비추어 각별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쪽 대표」의 시국해법이 그만큼 궁금하기 때문이다.
이대표는 그러나 매우 담담한 톤으로 회견에 임할 생각이다. 『깜짝 놀랄만한 얘기는 없을 것』이란 게 이대표측 설명이다. 대선주자의 개인회견이 아닌, 어디까지나 「당대표의 회견」이란 점을 유의하겠다는 것이다. 회견에서 가장 역점을 둘 부분도 그래서 대국민 호소이다.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경제위기 등 난국 극복을 위해 온 국민이 동참해 줄 것을 간곡히 당부하는 것이 모두연설의 핵심이 될 것이란 얘기다. 그러면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자신감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국민앞에 제시하겠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구체적 처방으로 지난 2일 중소기업인들에게 언급한 대로 「규제 일몰제 및 규제 영향평가제」의 도입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대표가 경제회생의 총론을 강조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해도 시국현안과 관련한 예민한 질문들을 피해갈 수는 없을 것이다. 이대표 자신도 제한없는 「열린 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현안해결을 위한 나름의 구상이 있더라도 그것이 아직까지 당론과 일치하지 않는 것이라면 가급적 언급을 삼갈 생각이다. 가령 김현철씨의 국정개입의혹이나 92년 대선자금 문제 등에 대해서도 『검찰수사 및 한보 국정조사특위의 결과에 따라 법과 순리대로 처리되리라 믿는다』는 정도의 원론적 답변에 그칠 공산이 크다.
하지만 14대 대선자금문제가 정국의 뇌관으로 급부상중인 만큼 이대표로서도 어떤 형태로든 이 문제의 가닥을 잡아야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지 모른다. 이대표는 대선자금문제와 관련, 경제가 곤두박질하고 있는 마당에 과연 과거문제를 들추어 내 또다시 혼란과 진통을 겪어야 하는 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전혀 없지는 않은 것같다. 이같은 시각은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의 처리문제와도 일치한다. 이대표는 전직대통령의 정치적 사면에 찬성하는 쪽이다. 무엇보다 국민적 화합과 포용의 해법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란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설사 그같은 인식을 갖고 있다 해도 사안자체가 법원에 계류중이고,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사면권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언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만큼은 불변이다. 다만 한가지 분명한 이대표의 시국해법은 「가급적 과거는 묻어두고 미래를 얘기하자」는 것이다. 이대표는 7일 당직자들과 회견내용에 대한 최종 독회를 갖는다.<정진석 기자>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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