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정씨 “회계처리 멍청한 X들 나가면 가만안둔다”/수사기록 뒷얘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정씨 “회계처리 멍청한 X들 나가면 가만안둔다”/수사기록 뒷얘기

입력
1997.04.06 00:00
0 0

◎20여명 수행 초호화판 해외출장 빈번… 선물운반조도/모그룹 제3자 내세워 당진제철 인수제의 “거절” 주장한보그룹 임직원들은 모두 그룹의 「파국」을 예상했으나 정태수 총회장은 『회계처리를 잘못해 꼬리가 잡혔다』며 부하직원들을 격렬히 비난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총회장은 비자금수사 당시 한보 자금부 직원들이 노무비를 과다계상해 비자금을 만들었다고 진술했다는 검사의 추궁에 『멍청한 놈들이 어떻게 회계처리를 해놨길래 발각됐는지 모르겠다』며 『나가기만 하면 가만 안놔둔다』고 검사앞에서 화를 냈다.

○…정총회장은 검찰조사에서 『시설자금 3천억원만 지원됐으면 한보는 살릴 수 있었다』고 은행을 원망했지만 한보실무자들은 『3천억원이 지원됐어도 고작해야 2개월정도 더 버틸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정총회장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특히 실무자들은 『정총회장이 당진제철소에서 5조원의 은행돈 등을 끌어들였지만 자신이 투자한 돈은 고작 등촌동 땅 매각자금 1백10억원 뿐이었다』며 정총회장의 무리한 사업방식을 성토했다.

○…정총회장의 호화판 해외출장 행각도 드러났다. 한보관계자들은 정총회장이 90년 이후 30회 정도 해외로 나갔는데 20여명의 수행원을 대동한 경우도 있었다고 진술했다. 또 선물에 몹시 신경 쓴 정총회장은 별도의 선물 운반조까지 운영했는데 「순은칠보주전자」세트가 단골 선물 메뉴였다고 한보관계자들은 진술했다. 정총회장은 그러나 선물비 등 출장비용은 귀국후 직접 영수증을 보고 폐기처분했다.

○…김종국 본부장은 검찰에서 『정총회장에게서 몇시까지 돈을 만들어 놓으라는 호령이 떨어지면 이를 마련하는데 피가 마를 지경이고 시간을 못 지키면 가혹하게 야단을 맞았다』며 『융자금을 전액 투자해도 제철소를 세우기 어려운 판국에 다른 데로 돈을 빼돌렸으니 제대로 될 리가 있겠느냐』며 정총회장을 원망했다.

○…이철수 전 제일은행장은 수사착수 보름만인 2월11일 검찰에 불려가 『정총회장에게 1억5천만원을 받았다』고 말했으나 4일뒤 정총회장이 『7억원을 주었다』고 고백하는 바람에 망신을 당했다.

이석채 청와대경제수석은 한보부도직전인 1월18일 김시형 산은총재에게 대책을 보고받았지만 부도를 우려하며 적극적인 대책마련을 미뤘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김총재는 『이수석에게 추가지원은 불가능하다고 강력하게 이야기했지만 별다른 대안강구없이 은행들이 문제를 해결해 보라고 당부했다』고 진술했다.

○…한보부도 4, 5개월전 증권가에 루머로 떠돌던 「제3자 한보인수설」은 사실이었던 것으로 정총회장의 진술에서 확인됐다. 정총회장은 검찰에서 『모그룹에서 당진공장을 탐내 지난해 10월 제3자를 내세워 제3자인수 제의가 들어왔는데 거절했다』고 말했으나 어느 그룹인지는 밝히지 않았다.<이태희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