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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단독입수 한보수사기록 분석­위장계열사 운영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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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단독입수 한보수사기록 분석­위장계열사 운영실태

입력
1997.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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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계열사 6개 정씨가 직접관리”/유원·세양 인수때 「눈물값」 30억씩 줘/6개 협력업체 인감차용 어음발행 피해입혀한보그룹은 22개 계열사 외에 모두 6개의 위장계열사를 거느린 것으로 검찰수사기록에서 밝혀졌다. 한보그룹 재정본부 직원들의 진술에 따르면 위장계열사는 세양선박, 한승철강, 삼천개발, 대한토건, 중용, 두영개발 등 6개로 전직 임직원 출신들이 관리해 왔다.

수원에 있는 중용은 94년 12월까지 (주)한보의 토목담당전무가, 대구의 대양토건은 (주)한보 재정담당 상무가 각각 사장으로 재직해 왔다. 재정본부의 한 직원은 『위장기업들은 공사 수주시 (주)한보와의 컨소시엄을 형성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김종국 전 재정본부장은 『위장기업들이 총회장의 자금이용을 원활히 하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정태수 총회장이 직접 관리해 상세히는 모른다』고 진술했다.

정총회장은 이같은 기업을 인수할 때마다 수십억원의 「눈물값」을 가욋돈으로 썼다. 95년 유원건설 인수때는 최모회장이 주식을 내놓지 않으려고 하자 30억원을 사례금으로 주었고, 세양선박 추모회장에게도 역시 30억원의 위로금을 건넸다.

정총회장은 또 위장계열사 외에 협력사들로부터 법인인감과 명판을 차용해 어음을 발행하기도 했다. 한보와 거래를 유지하기 위해 인감을 빌려주었다 피해를 당한 업체들도 (주)영화, 두리건설, 정남토건, 정진기업, 갑정, 남서울 등 6개나 된다.

한편 정총회장은 『김종국 사장 등 계열사 사장들이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큰 돈을 타간 뒤 유용한 경우가 있다』면서 『업무가 잘 돌아가야 하는데도 안돌아 가는 경우는 틀림없이 (계열사 사장들이)떼어먹은 것』이라고 검찰에서 부하들의 「배신」을 나무랐다. 정총회장은 또 『관공서나 금융기관에서 사례비(수고비)를 받고 도와주지 않을 리가 없다』고 자신의 「추리」를 뒷받침하기도 했다. 이용남 한보철강 사장은 『92∼96년 매년 국회의원 언론사 관공서 등의 경조사비로 월 1천만원 이상씩 1억5천만원을 썼고 명절때 임직원 격려금과 아산만 화력발전소 개발때 반대하는 지역유지들에게도 거액의 무마비를 주었다』고 진술, 한보의 로비가 전방위에 걸쳐서 이루어졌음을 보여주었다. 정총회장은 임직원 격려비를 한번에 1천만원 이상씩 2천만∼3천만원씩까지 지급하는 등 「통큰」 씀씀이를 보였다고 한보관계자는 전했다.

김종국 재정본부장은 『총회장이 명절때 떡값 명목으로 자금을 내려주면 적당히 돌리고 남은 돈은 가지고 있다가 개인용도로 썼다』고 「떡값유용」을 인정하면서도 『유용한 돈은 총회장이 (회사돈을)개인재산처럼 쓰는 사이에 떨어지는 부스러기였다』고 주장했다.<이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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