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생중계를 통해 온 국민이 지켜보는 앞에서 오는 7일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은 과연 「폭탄선언」을 할까.정씨가 풀어놓을 수 있는 보따리는 무궁무진하다. 정씨가 돈을 준 정치인들의 명단인 「정태수리스트」, 92년 대선자금, 은행대출외압의 「몸통」실체, 김현철씨의 한보사태개입여부 등등.
이중에서도 정치권이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정태수리스트」이다. 4일 검찰조사에서 김기수 검찰총장이 설로만 떠돌던 이 명단의 존재사실을 공식인정해 버렸기 때문이다. 특위위원들도 내키든, 내키지 않든 정씨에게 명단공개를 요구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일부 야당의원들은 정치권 주변에서 나돌고 있는 미확인 「정태수리스트」를 제시할 가능성도 없지않다. 이 명단 최신판에는 신한국당 11명, 국민회의 7명, 자민련 2명 등 모두 20명의 국회의원들이 거명되고 있다. 이중 홍인길·황병태·권노갑 의원은 이미 구속됐다. 정태수리스트가 여야의 공통관심사인데 비해 92년 대선자금지원여부는 야당의원들의 공격거리이다.
그러나 이같은 정치권의 요구와 기대를 정씨가 얼마나 충족시켜 줄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즉 정씨가 모든 것을 체념하고 있는 상태라면 자포자기식의 폭탄발언이 터져나올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반면 여전히 대정치권, 대검찰관계에서 구사할 수 있는 카드와 여지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가 말을 아끼지 않겠느냐는 것이 정가의 지배적인 시각이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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