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새뮤얼 얼만 ‘청춘’/이경숙 숙명여대 총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새뮤얼 얼만 ‘청춘’/이경숙 숙명여대 총장

입력
1997.04.06 00:00
0 0

◎‘참된 젊음’ 의미가 여기에…/변화에 지친 구세대와 함께 하고픈 감동의 시우리의 인생에서 만남은 참으로 중요하다. 만남을 통해서 세상을 알게 되고 그 속에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지혜와 방법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 가치 있는 삶에 대해 끊임없는 영감과 애정을 불어넣어 주며 배움과 동경을 줄 수 있고 새로운 계기를 제시할 수 있는 만남일 것이다.

새뮤얼 얼만의 「청춘」이라는 시를 처음 만난 것은 불혹의 나이를 넘어서였다. 아마도 혈기왕성하고 세상 두려울 것이 없었던 20대에 이 시를 읽었더라면 처음 이 시를 접했을 때 만큼의 감동은 받지 못했을 것이다. 반평생을 대학에 몸담고 있는 나로서는 항상 젊은이들 속에서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자의 위치에서 패기와 열정으로 빛나는 「젊은이들」의 눈빛을 바라보면서 학문과 배움이라는 공통의 주제를 갖고 서로의 마음을 조율해가며 생활하고 있다. 어느 교육자나 「젊음」에 대한 남다른 철학과 애정 그리고 기대 없이는 이러한 길을 걸을 수가 없을 것이다.

젊음과 함께 하는 삶이라는 것은 끊임없이 자기를 부정할 수 있는 용기와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자세 및 노력 없이는 감당하기 힘든 생활이다. 내가 젊은이의 마음을 갖지 않고서는 그들과의 진정한 교감을 가질 수 없으며 「배움」을 나눌 수도 없는 것이다. 세상은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오늘의 신기술이 내일이면 이미 진부한 상식이 되어버리고 생활의 템포 또한 점점 빨라지고 있다. 사회를 움직이는 세대의 연령도 점차 젊어지고 삶의 주기 또한 짧아지고 있다. 이제 기성세대의 삶의 지혜나 경험을 받아들일 여유들이 없다. 이러한 가운데 기성세대의 존재가 「발전과 변화」를 지연시키는 걸림돌로서 젊은이들에게 도의적 배려의 대상으로만 여겨지는 형식적인 존재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 우리 사회에 명예퇴직이다, 조기퇴직이다라는 현상들도 이러한 사회상의 반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가 균형있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 구성원 모두의 역량이 조화롭게 발휘될 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젊은이들에게 기성세대가 하나의 편견이나 아집 또는 권위적 존재가 아닌, 함께 더불어 꿈과 미래를 개척해 나갈 동반자로서 다가설 수 있다면 우리 사회는 좀 더 활기차게 될 것이다.

새뮤얼 얼만의 시는 나에게 젊음의 영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닫게 해주었고 물리적 시간 속에서 젊음을 어떻게 간직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도 가르쳐 주었다. 자칫 주어진 삶에 대해 긴장감을 늦출 수 있었던 시기에 새로운 삶에 대한 영감과 용기를 주었던 이 시와의 만남을 나는 아직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언제나 젊은 학생들과 있는 시간이 즐겁고 행복할 수 있었던 것도 그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마음」을 가능케 해 주었기 때문이다.

자칭 「구세대」로 스스로를 치부해 버리고 변화하는 시대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자책에 슬퍼하거나 좌절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이 시를 권하고 싶다.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나에게 삶의 용기를 주었던 것처럼 이 시가 오늘을 사는 많은 고개 숙인 이들에게 새로운 용기를 줄 수 있었으면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