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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단독입수 한보수사기록 분석­물불안가린 로비전말

입력
1997.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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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총력 로비전 은행간부까지 합세/야 의원에 천만원주며 청탁 거절당하기도한보가 국회 무마를 위해 펼친 로비총력전의 실상이 검찰수사기록에서 드러났다. 정총회장이 국회에 대한 로비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은 91년 수서사건을 겪으면서부터. 정총회장은 『수서사건으로 회사의 이미지에 상당한 손실을 입었는데 92년 국회에서 야당의원들이 수서사건과 관련해 많은 의혹을 제기해 국회의원들의 위력을 실감했으나 당시는 대출금이 많지 않아 로비를 할 필요성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실제 로비는 95년 국감을 앞두고 민주당 박태영 의원이 한보에 관한 자료제출을 제일은행에 요구하면서 파종됐다. 제일은행으로부터 자료제출건에 대해 로비부탁을 받은 정총회장은 이용남 한보철강 사장을 시켜 로비를 시도했지만 실패하자 직접 신한국당 정재철 의원에게 1억원을 건네주며 로비를 부탁했다. 96년에도 로비는 계속됐다. 당시 국민회의의 국회재경위 위원이었던 정한용 김민석 이상수 정세균 의원 등 4명이 공동으로 한보대출관련 자료를 제일은행에 요구하자 정총회장은 다시 이용남 사장에게 로비를 지시했다. 이사장은 정의원을 찾아가 1천만원을 건네며 청탁하지만 거절당했다. 이에 정총회장은 정재철―권노갑 의원 「루트」에 매달렸다. 한보관계자들은 『이유야 어쨌든 국감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이 지나가 총회장이 거절할 수 없는 곳에 고공로비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제일은행도 의원들을 상대로 직접 로비를 벌였다. 박석태 상무는 은행 자금부장과 함께 96년 10월 국감직전 정세균 의원과 김원길 의원을 찾아갔다. 하지만 정의원은 『국회에서 거론해 문제를 삼아야겠다』고 거절했고, 김의원은 『알았다』고만 대답했다는 것이 박상무의 진술. 문제는 권의원이 소속의원들에게 청탁을 했는지 여부. 4일 국정조사에서 신한국당의원들은 이 점을 집중거론했고 국민회의 의원들은 펄쩍 뛰며 근거를 대라고 요구했다.

검찰에서 정총회장은 『권의원이 김대중 총재의 「신경줄」로 알려질 만큼 실세여서 청탁했다』고 했지만 권의원은 『국방위 소속이어서 재경위 의원들에게 부탁할 입장이 못되고 이들이 자료제출을 요구했는지는조차 모른다』고 일축했다. 권의원이 재경위 의원들에게 청탁을 했는지, 여당의원들에 대한 로비는 없었는지는 1차수사기록상에는 물음표으로 남아 있다.<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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