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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대금광’ 발견 미셸 드 구스망/정말 자살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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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대금광’ 발견 미셸 드 구스망/정말 자살했을까

입력
1997.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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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하르토 일가 이권다툼·매장량 날조설 등 의혹골드 러시의 꿈이 「이야기 속으로」같은 이야기로 끝나가고 있다.

그 이야기의 발단은 이렇다. 94년초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 칼리만탄에서 엄청난 금광이 발견됐다. 발견자는 필리핀국적의 미셸 드 구스망(40) 박사.

맨 먼저 달려든 것은 캐나다의 브리X사. 이 회사는 구스망의 탐사작업에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 연고권을 갖고 있었다. 브리X사는 채굴권 확보를 위해 이 나라의 실권자인 수하르토 대통령의 장남에게 매달 100만달러씩 월급을 주고 그를 자문위원에 위촉하는 등 치열한 로비도 전개했다.

그런 덕인지 데이비드 월시 브리X사 사장은 파산선고를 받은 지 2년만에 재산규모 3억달러의 억만장자가 됐다. 그런데 여기에 지난해 11월 같은 캐나다 회사인 앤드 배릭사가 뒤늦게 수하르토 대통령의 장녀를 업고 뛰어들었다. 금광개발은 수하르토 일가의 이권다툼으로까지 번졌다.

브리X사는 올 2월 이 광산의 추정매장량이 2,200만톤으로 세계최대 규모라고 공식발표했다. 그 뒤 한달여만에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구스망 박사가 지난달 19일 헬기에서 투신자살한 것이다. 그가 남긴 메모에는 『B형간염으로 죽어가고 있다』고만 적혀 있었다. 사실 그 얼마전부터 금광에는 금이 거의 없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지난 1월 브리X 합작사가 시추공 7개를 뚫었을 때 금은 흔적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이런 차에 공교롭게도 브리X사는 지난달 25일 매장량이 과대평가됐다고 수정발표했고 다음날부터 이 회사의 주식은 폭락을 거듭했다. 그러자 회사측의 매장량 날조설과 맞물려 구스망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이 다시 꼬리를 물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금매장량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지면 관련자를 응징하겠다고 잔뜩 벼르고 있다. 구스망은 날조의 비밀을 품에 안고 죽어야 했던 것일까. 그러나 죽은 자는 말이 없다. 그는 죽기 직전 가라오케에서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나의 길)」를 불렀다고 한다.<윤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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