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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부터 청문회 “몸체 밝혀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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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부터 청문회 “몸체 밝혀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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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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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한보 국정조사특위 청문회가 7일부터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을 시작으로 23일간 진행된다.이번 청문회에는 40여명의 증인이 증언대에 선다. 특히 정 총회장과 김현철씨의 증언 내용과 여야의원들의 신문방향에 따라 청문회 기상도가 좌우될 전망이다.

◎‘시한폭탄’ 정태수씨/대선·총선자금·리스트 등 ‘자물통’ 열면 정국 대지진

「시한폭탄」이 청문회에 선다. 재소자 청문회에서 1호 증인으로 출석하는 정태수씨는 한보사태의 핵이다. 그가 쏟아내는 말에 따라 향후 정국의 향방은 한순간에 뒤바뀔지 모른다. 국조특위위원들은 이번만큼은 정씨의 자물통입을 열게 만들겠노라고 호언하고 있다. 그럴 수 있을까.

국민회의와 자민련소속 특위위원들은 92년 대선자금 및 6·27지방선거와 4·11총선자금 제공, 비자금 사용처, 정태수리스트, 김현철씨와의 관계, 청와대 수석비서관·은행장·은행감독원과의 커넥션, 비자금 해외도피 가능성 등을 집중 추궁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는 특위위원들의 다짐이 허언이 아님을 뒷받침해주려는듯 3일 『한보와 김현철씨 문제를 철저히 밝히는 데 주저함이 없으며, 어떠한 뒷거래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김영삼정권이 92년 대선때 한보로부터 거액의 선거자금을 받고 그 보답으로 특혜를 준 것이 한보사태의 본질』이라면서 『한보문제에 관해 끝까지 모든 것을 분명히 밝히겠다는 의지에 추호도 변함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총재의 발언은 여야 영수회담이 3김의 공멸을 피하기 위한 정치적 합작품이었고 정태수씨 문제 역시 세사람 모두를 위해 적정한 타협의 길을 택하리라는, 세간의 의혹이 엄존함을 입증하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선자금, 총선자금, 비자금, 정태수리스트 등 어느 것 하나 정치권이 자유로울 수 있는 부분은 없다. 여든 야든 매한가지다. 청문회가 끝나면 정치권은 바로 사정의 칼날 아래 놓일 지도 모를 처지다. 게다가 정씨는 3남 보근씨의 구속과 재산압류로 돌아올 수 없는 강 너머에 있는 상태다. 행여 그의 입에서 예기치 못한 소리가 터져 나오면 수습이 불가능해 진다. 청문회의 모든 상황이 TV로 생중계되는 판이다. 물론 특위위원들은 믿는 구석이 있긴 하다. 검찰수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5월 중순이나 말까지는 그래도 정씨가 입을 열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그것이다. 세차게 밀어붙이되, 「정답」만 받아내는 것, 이 것이 여야가 공히 바라는 정태수청문회의 요체다.<홍희곤 기자>

◎김현철씨 공략 전술/모든 의혹들 총망라 제기/발언 허위성 증거로 공박

청문회는 후반인 25일 김현철씨가 증언대에 서면서 절정을 맞는다.

다른 증인들에 대한 청문회가 하오 8시께 마감되는데 비해 현철씨에 대한 신문은 심야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측이 현철씨의 증언을 이틀에서 하루로 양보한 대신 자정을 넘겨 차수변경을 시도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든 현철씨는 10시간이 넘도록 18명의 국조특위 위원들을 상대로 공방을 치러야야할 전망이다.

여야의원들은 이 시간동안 현철씨를 무너뜨리기 위해 다양한 공략법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야당측은 청문회를 통해 현철씨에 대한 사법처리를 유도하기 위해 반드시 결정적인 증거를 폭로한다는 자세다. 국민회의의 경우 최근 김대중 총재가 박상천 총무를 통해 한보특위 위원들을 독려한 바 있어 비상이 걸려있다.

국민회의측의 주공격수로 선정된 김경재 의원은 현철씨 발언의 허위성을 드러내기 위한 「히든 카드」전술을 펼 생각이다. 현철씨의 증언 내용과 이전에 출석할 박태중씨,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 등 측근들의 증언을 결정적으로 뒤엎을 자료를 여러갈래로 준비해 저녁 무렵에 폭로한다는 것이다. 이상수 의원은 『깜짝쇼를 기대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진 한보철강 방문설」 등과 관련, 현철씨가 전혀 예상치 못한 증인을 즉석에서 출석시킬 것을 검토하고 있다.

자민련 이인구 의원은 지금까지 현철씨에 대해 제기된 의혹들을 총망라해 가능한한 많이 풀어 놓는다는 「열거식 공략법」을 구상하고 있다.

이의원은 『한보, 국정개입, 이권개입, 대선자금 등을 모두 짚으면 커다란 한뭉치의 의혹이 된다』면서 『부분적인 사실관계를 놓고 여야가 설전을 벌이는 것보다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측도 진실규명차원에서 자료수집을 서두르고 있다. 신한국당 박헌기 의원은 『여당이 현철씨를 비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진실규명과 의혹 불식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자세로 준비중』이라고 말했다.<유승우 기자>

◎TV청문회 스타 누구/물증·시청각자료 수집·사태전말 숙지·질문연구/여야의원 ‘예행연습’ 분주

국회 한보사건국정조사특위 소속 여야의원들은 7일부터 시작되는 TV청문회를 앞두고 「청문회스타」를 꿈꾸며 도상연습에 분주하다.

특위 위원들은 무엇보다 질의내용이 눈길을 끌어야 한다고 판단, 한보사태 의혹의 전말을 숙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TV생중계인 점을 감안해 질의방식, 표정, 어투 등에도 신경을 쓰면서 청문회 예행연습도 하고있다. 이와함께 시청각자료 확보가 중요하다고 보고 의혹을 뒷받침할 수 있는 사진 등을 구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때문에 의원들은 지난 5공청문회 당시 비디오테이프와 속기록 등을 검토하는 한편 청문회 경험이 있는 선배정치인들로부터 조언도 듣고있다.

한보특위에서 여야를 대표한 공격수는 신한국당 10명, 국민회의 5명, 자민련 3명, 민주당 1명 등 모두 19명이다. 신한국당 의원들은 지난달 하순 워크숍을 갖고 5공청문회 비디오를 보면서 TV앞에서의 질의방식 등에 대해 토론을 했다.

현재까지 신한국당에서는 김재천 이사철 박주천 의원 등의 활약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를 듣고있다. 김의원은 최근 산업은행에 대한 조사에서 92년 대선기간중 한보철강에 긴급대출된 150억원의 대선자금 유용의혹을 제기하는 등 야당의원 이상의 날카로운 공격을 퍼붓고 있다. 김의원측은 『한 두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를 벌이되 시청각 효과를 높이기 위해 도표 등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의원들은 우선 김현철씨 의혹을 규명할 수 있는 구체적 물증을 수집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회의에서는 이상수 김원길 의원 등이, 자민련에서는 이인구 이양희 의원 등이 활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상수 의원은 과거 청문회스타였던 동료의원들로부터 조언을 듣는 한편 김현철씨 당진제철소 방문 의혹 등에 대한 물증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3일 국정조사에서 당진제철소 영빈관 사진을 공개했던 이양희 의원측은 『한보철강 홍보실이 갖고있던 비디오 테이프 등을 구하기 위해 뛰고있다』고 말했다. 김원길, 이인구 의원 등은 은행대출관행 등 실물경제에 대한 풍부한 식견을 토대로 구체적 질의를 벌인다는 방침이다.<김광덕 기자>

◎5공청문회와 비교/국정조사권 발동·TV로 생중계 닮은꼴/대통령 아들 증언·‘여대야소’ 환경 달라

역대 국회 청문회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88년에 이뤄진 5공청산 청문회들이다. 5공청문회와 한보청문회는 어떤 점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우선 두 청문회는 모두 TV로 생중계된다는 점이 같다. 국회는 그동안 각종 국정조사에서 빠짐없이 증인신문을 했다. 하지만 이를 TV로 생중계한 경우는 88년 5공청산 청문회 뿐이고 이번이 두번째이다.

법적으로 두 청문회 모두 국정조사권발동에 의한 「조사청문회」의 성격을 지닌다. 1문1답식의 질의방식, 의원 1인당 질의시간을 제한하고 있는 점 등 회의운영방식에도 비슷한 점이 많다.

이에 비해 다른 점중 첫째는 조사위원들의 면면이 모두 「물갈이」됐다는 사실이다. 현조사위원중 88년에도 국회에 있었던 의원은 이상수(국민회의) 의원 한 명뿐이나 당시 평민당 소속이던 이의원은 국조특위위원이 아니었다. 청문회를 둘러싼 정치환경이 전혀 다른 점도 빼놓을 수 없다.

88년에는 3김씨가 모두 야권에 있었지만 지금은 여권의 김영삼 대통령을 야권의 김대중·김종필, 두 김씨가 몰아세우고 있는 형국이다. 또 88년에는 국회가 여소야대여서 세 야당이 여당의 불참속에 단독청문회를 강행한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여대야소이다.

89년 12월31일 청문회에는 전직대통령(전두환 전 대통령)이 증언대에 섰던 데 비해 이번에는 현직대통령의 아들(김현철씨)이 증인으로 채택돼 대조적이다. 88년에는 수감중인 증인들을 국회로 불러냈었지만 이번에는 특위가 구치소로 찾아가 증언을 듣는다. 이와함께 여당인 신한국당 의원들이 정부에 대해 사안에 따라 비판적 태도를 보이는 것도 88년과는 달라보이는 점중 하나다.<신효섭 기자>

◎사상 첫 구치소청문회/수감중 핵심증인 12명/특위,직접 찾아가 질의/흰 수의복 입고 답변 전망

국회 한보조사특위의 가장 큰 특징은 「구치소 청문회」가 열린다는 것이다. 한보사건의 핵심인 정태수 한보총회장, 정보근 한보회장, 홍인길(신한국)·권노갑(국민회의) 의원 등 12명의 증인이 구치소에 수감돼 있기 때문이다.

7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구치소 청문회는 역사상 처음 있는 일. 첫날인 7일 정태수 총회장에 대한 청문회만 상오 9시에 시작되고, 나머지는 상오 10시로 시작 시간이 예정돼 있다. 청문회 장소는 서울구치소 본관 3층 회의장으로 넓이가 57평정도이다. 특위위원들의 자리배치는 위원장을 중심으로 오른쪽에 여당의원 9명이, 왼쪽에 야당의원 9명이 마주앉아 질의를 벌이게 된다.

청문회장 출입 인원은 구치소가 국가보안목표 「가」급 시설이고 장소가 협소해 숫자를 120명 정도로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참석범위는 특위위원 19명과 보좌관 각 1명, 국회수석전문위원 2명과 입법조사관 6명, 여야 정책연구위원 12명, 속기사 2명, 증인과 변호사, 취재진 60명 등이다.

증인으로 채택된 현역의원들은 TV생중계를 의식, 푸른색 수의복이 아닌 양복을 입고 증언대에 설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위는 그러나 미결수의 수의복 착용 규정때문에 이는 어렵다고 보고 대신 한복과 비슷한 흰 수의복을 입고 가슴의 수인번호도 떼도록 하는 절충안을 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증인들은 그동안 청문회에 대비,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변호인과 상의해 왔으며 청문회장에서도 변호인의 조언을 받으며 불리한 증언을 피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TV 생중계는 연합텔레비전뉴스(YTN)만 매일 하고, KBS·MBC·SBS 등 방송 3사는 하루씩 돌아가며 하기로 결정됐다. 취재는 청문회장 안으로만 제한되며 감시망루, 외부철조망 등 주변시설 촬영 등은 금지된다.

질의순서와 시간 등 청문회 진행은 당일 여야 간사들간의 협의에 따르기로 했다. 질의는 각 의원들이 정해진 시간내에 일문일답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야당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역할을 분담키로 하고 남는 시간은 다른 의원에게 넘겨주는 팀플레이를 구사할 계획이다.<권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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