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생은 불교에서 쓰는 살생의 반대말이다. 불경의 하나인 금광명경에 「한 불자가 호수를 거닐다가 물이 말라 고기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는 코끼리를 시켜 물을 길어와 붓게하고 떡을 풀어 먹이가 되게 해 고기들을 살려냈다」는 내용에서 유래했다.그래서 불교에서는 살생을 하지 않는 것을 소극적인 선행이라 하며 방생을 적극적인 선행이라 가르치고 있다. 우리 불교계 역시 방생을 중요의식으로 해온 게 사실이다. 특히 음력 정월 대보름, 3월3일, 4월 초파일, 추석 대보름날의 방생법회는 이미 널리 알려진 불교계 행사였다. 다른 사람이 잡은 물고기나 새 짐승을 사 산이나 물에 다시 놓아줌으로써 생명의 존엄성을 깨닫게 하자는 취지이다.
그런데 이러한 방생이 몇년전부터 환경파괴의 주범이 되다시피 하면서 비난의 대상이 되어오고 있다. 공해 남획 등으로 새나 짐승이 잘 잡히지 않는데다 물고기 역시 귀해 수입어종이 이를 대신하면서였다.
수입된 거북, 자라, 미꾸라지, 붕어, 잉어 등은 국내적응이 어려워 물에 풀어놓기 바쁘게 죽는다. 결국 수면쓰레기가 되어 수질을 악화시킨다. 또 블루길, 배스는 강한 식욕으로 토종물고기의 천적이 되어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바람에 생태계의 교란을 가속화했다.
최근 몇년사이 수입물고기에 의해 없어진 우리 토종이 무려 25종이나 된다니 예삿일이 아니다. 94년 불교계가 불우이웃돕기위주의 「인간방생」을 주창했는데도 이같은 탈선방생은 사라질 줄을 모르고 있다.
급기야 조계종 총무원이 환경방생의 새 시책을 들고 나섰다. 물고기방생금지, 이웃돕기의 인간방생과 함께 환경지키기에 나서겠다는 결의다. 오는 9일(음력 3월3일)을 기해 산에서 야생조수에 먹이주기, 올가미·덫제거, 쓰레기청소에 직접 나서 우리의 환경을 지키기로 한 것이다. 「적극적인 선행」이라는 방생의 참뜻 펼치기에 기대를 걸게 된다.<논설위원실에서>논설위원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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