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우리민족 서로돕기 운동본부」에서 보낸 김수환 추기경의 편지를 받았다. 북한의 식량위기를 염려하는 사회 각계 인사를 모시고 만찬모임을 가지려 하니 여기에 참가하여 북한에 보낼 식량을 약정해 달라는 내용이었다.김수환 추기경 외에도 강원용 목사 송월주 스님 서영훈 선생께서 함께 호소한 편지는 극한적인 상황에 처해있는 북한의 식량난을 걱정하면서 시작한다. 마음만 먹으면 북녘 동포들을 굶어죽는 위기에서 구할 수 있는 충분한 경제력을 가지고 있는 우리가 이와 같이 처참한 동족의 고통을 강건너 불보듯이 방관해온 것이 아닌지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였다. 만일 우리가 진실로 평화통일을 원하고 남북간의 화해를 희망한다면 북이 가장 절박하게 식량을 원하고 있는 바로 지금이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적절한 시기라는 것이다. 그래서 제2의 3·1운동을 일으키는 비장한 심정으로 사회 각계인사들에게 「북한의 식량위기를 염려하는 만찬」에 참여할 것을 호소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 이 시대의 최대의 민족운동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아사 위기에 처한 북쪽의 동포를 돕는 일이라며 편지는 끝을 맺는다.
추기경의 편지를 읽고 나자 신동엽 시인의 서사시 「금강」이 떠올랐다. 그중에 가난에 대한 구절이 있다. <굶주려 본 사람은 알리라 굶주린 아들 딸애들의 그 흰 죽사발같은 눈동자를 죄지은 사람처럼 기껏 속으로나 눈물 흘리며 바라본 적이 있은> 며 천개의 뼈라도 깎아 먹여주고 싶은 그 배고픈 부모의 아픔을 표현하였다. 북한에 얼마나 식량을 보내야 그들을 도울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굶주려>
옥수수 1톤을 사서 보내는데 17만원이 드는데 옥수수 1톤이면 70명이 한달을 살 수 있다고 한다. 1인 하루 350g을 기준으로 하면 한끼의 식사에 27원이 드는 셈이다. 100원이면 한 사람이 하루 세끼를 해결하고도 19원이 남는다.
지금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비상수단을 강구하여야 할 때이다. 더욱이 경제적 위기도 맞물려 있다. 이때에 북한 식량지원책을 현 상황의 타개책으로 삼으면 어떨까. 참신한 정책이라고 환영받을 것이다.<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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