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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르 새 총리 에티엔 치세케디(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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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르 새 총리 에티엔 치세케디(뉴스메이커)

입력
1997.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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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종식” 적과의 동침반군에게 국토의 3분의 1을 내주고 백척간두에 선 모부투 세세 세코 자이르 대통령이 비장의 카드를 내밀었다. 오랜 정적인 야당 지도자 에티엔 치세케디(64)를 2일 총리로 임명한 것이다.

「민주주의와 사회발전을 위한 동맹(UDSP)」 당수인 치세케디는 자이르내에서 정파와 종족을 초월해 광범한 지지를 얻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공무원직을 버리고 정치에 뛰어든 그는 80년 민주화를 요구하는 장문의 편지를 모부투 대통령에게 공개전달했다가 투옥되면서 민주화운동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투옥 고문 가택연금으로 이어지는 생활속에서도 굽히지 않고 비폭력 민주화운동을 지속, 지지기반을 넓혀왔다.

그가 총리에 오른 것은 92, 93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이다. 당시 냉전종식 이후 반공보루로서 모부투가 갖고 있던 효용가치가 없어지자 미국 프랑스 등 서방 원조국들은 자이르에 대해 민주화압력을 가했다.

66년 쿠데타로 집권한 이후 서방의 지원덕에 부패한 독재정권을 유지해 왔던 모부투는 마지못해 치세케디를 총리에 임명했다. 그러나 인권보호와 부패척결 등 개혁을 시도했던 치세케디는 두차례 모두 몇개월을 못버티고 쫓겨나야 했다.

과거 경험으로 미루어 모부투가 「우선 급한 불은 끄고 보자」는 생각에서 자신을 선택한 것이라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 총리직을 다시 받아들였다.

7개월간의 내전으로 벌써 5만명 가까운 국민이 목숨을 잃은 마당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치세케디는 투치족 반군 지도자 로랑 카빌라와도 우호관계를 유지해 왔다. 때문에 서방국가들의 중재로 3일부터 재개되는 평화협상이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

그러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카빌라는 『모부투밑에 기어 들어간 이상 그는 사약을 마셔야 할 배반자』라는 냉담한 반응을 보여 한가닥 기대마저 쉽지 않게 하고 있다.<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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