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94년 멕시코 재현 절대로 없어”/민간연,위기관리팀 구성 대처 주장/단기외채·경상적자 개선 노력 시급우리나라가 94년 멕시코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경상수지적자 확대로 외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멕시코사태의 재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외환사정이 아주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적절히 대처하면 멕시코사태와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최우석 삼성·김중웅 현대·이윤호 LG·이한구 대우 등 4대 그룹부설 경제연구소 대표들은 3일 신한국당 경제종합대책위원회 주최로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열린 「경제회생을 위한 연구기관 간담회」에서 정부가 당면한 금융·외환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외환위기관리팀」을 구성, 운영해야 하고 주요국 중앙은행과 신용한도 확보를 위한 핫라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외환위기감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은 경상수지적자가 지난해 237억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도 2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총외채가 지난해말 현재 사상최대규모인 1,045억달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정경제원과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은 현재 우리 경제지표와 94년 멕시코경제를 비교해 볼 때 아직까지 외환위기가 일어날 가능성은 전혀 없으며 다만 『앞으로가 문제』라고 밝히고 있다.
심훈 한은 이사는 『멕시코는 94년 외채에 의존한 성장정책을 편 결과 외채가 외환수입액의 44.1%(외채원리금 상환부담률)에 달해 사실상 외채상환능력을 상실했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외채상환부담률이 6.7%로 외채상환능력이 6.6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김석동 재경원외화자금과장도 『멕시코는 94년 페소화위기를 맞기전까지 5년간 무려 1,000억달러의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했으나 우리나라는 지난해를 정점으로 개선되기 시작하여 내년에는 크게 하락할 것』이라며 『외환위기에 대한 우려는 다소 과장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저축률하락 수출경쟁력약화 단기외채급증 외환보유고감소 등 여러가 경제지표의 추이가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멕시코의 외채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저축률이 낮아 다른 나라에서 돈을 빌려다 쓸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멕시코의 저축률은 90년까지 18%대에 달하다가 94년엔 14.8%로 급격히 떨어졌다. 우리나라도 총저축률이 88년 39.3%에서 96년 34.6%로 떨어지고 특히 민간저축률이 31.5%에서 23.7%로 급격히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차입기간이 짧은 단기외채가 급격히 늘어나고 외환보유고가 적정수준을 밑도는 것도 우려되는 점이다. 물론 멕시코의 단기외채가 기업이 물품거래없이 발행하는 「융통어음」과 같은 급전이었다면 우리의 단기외채는 외상수입에 따라 발생한 「진성어음」과 같은 것이어서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
그러나 대우경제연구소의 한상춘 박사는 『70년대의 중동 오일머니는 장기산업자금이었던 것에 비해 80년대는 미국등 선진국의 핫머니성 단기자금이 세계금융시장을 떠돌며 외환이 부족한 개도국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며 『우리도 단기외채 비중을 하루빨리 줄이지않는한 공략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또 경상수지적자 확대에 따라 원화환율 상승압박이 커지자 한은이 보유외환을 계속 방출, 외환보유액이 3월말 292억달러(2.5개월 수입결제분)로 적정수준(3개월)을 밑돌고 있다. 물론 멕시코는 94년 1개월 수입결제분(64억달러)밖에 보유하지못해 우리와 큰 차이를 보이지만 경상수지 적자를 조속히 줄여 외환보유고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해야한다는 지적이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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