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험통해 많은 것 배웁니다”『전혀 경험해 보지 않은 일을 통해 많은 것을 새로 배우고 있습니다』
2일 상오 10시 서울 강동구 고덕동 산자락에 자리잡은 사회복지법인 우성원(원장 김종수). 고 박정희 대통령의 아들 지만(38)씨가 5, 6평 남짓한 물리치료실에서 장애인들의 재활운동을 도우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2월 히로뽕 상습투약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함께 사회봉사명령 2백시간을 선고받은 박씨는 지난달 31일에 이어 사회봉사 이틀째를 맞았다. 셔츠와 청바지 차림에 「사회봉사」라고 쓰여진 녹색조끼를 걸쳐 입은 박씨는 상오 8시50분께 자신의 승용차로 우성원에 도착, 하루일정을 통보받은 뒤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박씨는 상오 내내 물리치료실에서 다리운동과 자세교정 등 정신지체장애인들의 재활을 도우며 고통을 함께 나누었다. 펴지지 않는 다리를 들어올리며 고통을 참지 못하는 원생들에게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자 그의 얼굴에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하오에는 이곳에 거주하는 장애인 1백60여명의 방을 돌며 비와 걸레로 방청소를 해주고 말벗이 돼주었다. 박씨가 누구인지도 모르지만 같이 있어준다는 사실만으로도 즐겁기 그지없는 원생들은 흐느적거리는 몸짓으로 반가움을 표시했다.
박씨는 이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불편한 곳을 고쳐주며 『반갑습니다. 이름이 뭐예요』라며 인사를 나누었다. 9시간동안의 이날 일과를 마치고 귀가하는 박씨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 대신 환한 미소가 피어 있었다.
우성원 직원 송희정(37·여)씨는 『대통령의 아들이라 처음에는 거리감을 느꼈지만 의외로 밝고 장애인들과 쉽게 어울렸다』며 『박씨가 사회봉사로 마약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곳에서 1백시간, 근처 사립양로원에서 1백시간의 봉사활동을 할 예정이다.<이영태 기자>이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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