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체들은 청소년들을 상대로 술을 거래해선 절대 안되고 청소년들도 술과 접촉해선 결코 안된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1일 이같이 술과의 전쟁을 선포했다.술과의 전쟁은 클린턴 대통령이 미연방통신위원회(FCC)에 서한을 보내 위스키, 진 등 증류주 업계가 방송광고를 본격화할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해 가능한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FCC에 TV와 라디오를 통한 술 광고가 어린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검토해주도록 요청하는 한편 주류 방송광고가 청소년들에게 해악을 끼친다는 FCC 검토 결과가 나오면 증류주 광고 자체를 전면 금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심지어 현재 방송광고가 허용되고 있는 맥주나 와인에 대한 광고도 금지 조치를 취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클린턴이 술과의 전쟁을 시작한 데는 지난 50여년간 자발적으로 방송 광고를 금지해 온 미 증류주협회가 최근 와인이나 맥주의 엄청난 광고에도 불구하고 증류주에 대한 광고가 계속 금지되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방송광고를 개시한 것이 계기가 됐다.
위스키업체 시그램사는 지난해 11월 텍사스주 일부 방송에 자사제품을 선전하는 광고를 개시함으로써 오랫동안 자율적으로 지켜온 방송광고금지 규칙을 깨버렸다.
그러나 전쟁의 근본 원인은 술로 인해 발생되는 사회적 경제적 가정적인 폐해다. 술로 인해 미국에서 사망하는 사람이 연간 12만여명에 이르고 이중 음주교통사고로 죽는 사람만도 3만명이 넘는다.
또한 재산 피해도 엄청나 술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1,50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무엇보다 어린이 청소년들의 술로 인한 피해는 매우 심각하다. 10대 알코올중독자가 급증하는가 하면 청소년 범죄의 50%가 술과 연관돼 있다.
『너무 어린 나이에 술을 알게 되고 이로 인해 알코올중독자가 돼 인생을 망치는 청소년이 너무 많은 현실이 가슴아프다』며 거대한 주류업체를 상대로 전쟁을 시작한 클린턴 대통령이 청소년들을 술로부터 보호해 집권 2기 최우선 과제로 강조한 「가정의 가치」를 지켜 나갈지가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배국남 기자>배국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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