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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없는 ‘특종!비디오저널’/감각적 화면만 두각(TV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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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없는 ‘특종!비디오저널’/감각적 화면만 두각(TV읽기)

입력
1997.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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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적 현장감 실종혼란스럽다. 그리고 현장감도 없다.

봄개편으로 신설된 「특종! 비디오저널」(KBS2 일 하오 9시)은 새로운 형식의 다큐멘터리. 거창한 주제나 특별한 볼거리보다는 생생한 현장감을 토대로 숨겨진 정보를 찾아내는 것이 기획의도다. 제작진은 『자주 접하는 사물이나 사건 속에 감추어진 새로운 사실을 영상으로 보여주겠다』고 말한다.

지난해부터 TV에는 때아닌 다큐멘터리 바람이 불고 있다. 세계 각국의 진귀한 풍물이나 신기한 동물의 생태에 머물렀던 다큐 카메라도 역사추리나 환경보호 등으로 앵글을 넓혔다.

「특종! 비디오저널」은 이같은 다큐 바람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작은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지난달 31일 방영한 「서울역」편도 누구나 한번은 그냥 지나쳤을 서울역의 뒷이야기를 들추어냈다.

정든 사람과 헤어지는 아쉬움,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설레임이 교차하는 공간. 하루 이용객 9만6,000명, 통화량 1만2,000통, 매출액 4억원, 통과열차 176개. 따라서 서울역에는 그만큼 남다른 사연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프로그램에 비친 서울역은 분주한 발걸음만 오가는 공간에 불과했다. 매표에 바쁜 역무원들, 까까머리 애인과 헤어지는 여인, 낯선 이국땅에서 불안한 표정의 이방인, 역전파출소로 찾아온 사람들 등 다양한 표정을 담아냈지만, 하나의 흐름을 갖지는 못했다. 도대체 서울역의 무엇을 보여주겠다는 것인지. 단지 세련된 중국영화를 연상시키는 감각적 화면만 돋보였다.

특히 기차를 놓쳐서 벌어진 부부싸움을 말린 후 다음 열차를 직접 태워주는 역무원의 배려를 「인간시대」식으로 부각시킨 부분은 공감을 얻지 못했다. 단 한 번이라도 서울역에서 표를 사 본 사람이라면 느끼는 역무원들의 퉁명스러움이 며칠동안 서울역을 돌아다닌 제작진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을까. 결국 팽팽한 현장감을 놓치고 있다는 반증이다.

처음 개척하는 프로그램은 새로운 만큼 진통이 뒤따른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다부진 각오와 남다른 성실성일 것이다.<박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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