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살려야 실업문제 해결 가능” 김대중 총재/“내각제 찬반 국민투표에 부치자” 김종필 총재/“실명제 개혁방안 마련 함께 논의” 이회창 대표1일의 영수회담에서는 경제난 타개방안을 중심으로 얘기가 오갔다. 청와대는 대화록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각당의 발표를 토대로 대화내용을 주제별로 재구성했다.
▷경제살리기◁
▲김영삼 대통령=경제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이런 모임을 갖게 됐다. 민생안정에 여야를 불문하고 힘을 모아야 할 때다.(합의문 내용을 두루 언급한뒤) 구체적인 대안은 경제대책협의체에서 다루도록 하자.
▲김대중 총재=실업자가 2월말 현재 26만6천명에 달해 지난해에 비해 18만8천명이 늘어 심각하다. 실업보험은 2년후에 실시되는데 그동안 기업이 고용안정을 이룰 수 있도록 세제감면 혜택조치를 줘야 한다. 벤처기업을 특히 지원해야 한다. 어제 내가 방문한 동아 일레콤은 전원장치로 세계에서 최고다.
금융실명제는 대통령긴급명령으로 되어있는데 시행된지 3년이 넘었다. 긴급명령으로 그냥 둘 수 없다. 입법화해야 하고 보완해야 한다. 금융실명제는 사정중심으로 과거지향적인데 이제는 부작용을 시정하고, 미래지향적·경제발전 중심으로 보완해야 한다. 금융은 경제의 혈맥이다. 막히거나 부조화 등 문제가 많다. 부실대출 책임과 은행을 잘못 운영하게 한 책임은 권력에 있는데 은행이 일차적인 피해를 입은 것은 부당하다. 외부 압력에 의해 피동적으로 대출을 해준 은행직원들을 처벌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김종필 총재=여러 좋지않은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세수결함이 예상된다. 올들어 벌써 55억불의 국제수지 적자가 발생했다. 지난해 2백40여억불의 적자를 감안하면 올해는 이를 상회할 것 같다. 명동 한일관과 삼원가든같은 음식점들이 문을 닫거나 규모를 반으로 축소했다. 명동 경하당(금은방)이 폐점했고 동평화시장에는 인적이 끊겼다. 국민들도 생활속에서 정부의 합리적 지도에 상응해 줘야 한다. 정부 기업 국민들이 3위일체로 한덩어리가 돼서 대처할 수 있도록 대통령이 앞장서야 한다. 기업도산 방지를 위해 어음보험법을 다음 임시국회에서 입법화하고, 정부가 삭감키로 한 2조원의 예산으로 어음보험기금을 설치, 중소기업들이 여유있게 활용 할 수 있도록 하자. 금융실명제는 최근 경제부총리가 발표한 보완책에 그칠게 아니라 실명으로 거래하는 한 모든 제한을 풀어야 한다. 오늘의 경제위기는 복합적 요인 때문이다. 회복하려면 적어도 2∼3년이 걸리는 만큼 중·장기적 안목을 가져야 한다.
▲이회창 대표=금융실명제에 대한 개혁방안을 당차원에서 준비중이다. 금융실명제에 대한 골격을 유지하되 개혁방안이 마련되면 함께 논의하도록 하자. 은행의 합리적이고 자율적인 운영방안과 실업종합대책도 검토중이다.
▷내각제개헌◁
▲김종필 총재=오늘의 상황은 누적된 결과다. 권력을 한군데 집중시켜 여러 부작용들이 이같은 문제를 야기시켰다. 참된 의회민주주의를 구현하려면 내각제로 바꿔야 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시간이 없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충분하다. 지역주의가 고정된다는 비판도 있는데 지역분화 지역편중은 대통령제하에서 더 심화된다. 내각제를 할 때가 됐다. 대선때 쓸 돈을 어디서 조달해 쓸 것인가. 돈 안드는 선거를 위해서라도 내각제를 꼭 해야 한다. 금년에 안되면 내년에, 내년에 안되면 후내년에 내각제가 도입될 수 있도록 우리 당은 계속 노력할 것이다.
▲김대중 총재=(언급없음)
▲김대통령=이미 여러차례 이 문제를 얘기했다. 이대표께서 할 말이 있으면 해달라.
▲이대표=현 시점에서 내각제는 적합하지 않다. 한번 바꾼 제도를 다시 바꾼다는게 용이하지 않으며 부적절하다.
▲김종필 총재=신한국당에서 현행 헌법에도 내각제 요소가 가미돼 있다고 한다. 이대표 본인이 총리를 4개월만 하고 물러나지 않았는가.
▲이대표=내각제 요소가 있다고 한 것이지 내각제라고 말하지 않았다.
▲김종필 총재=최근 몇몇 여론조사도 내각제 지지도가 대통령제를 앞섰다. 필요하면 내각제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라도 하자.
▷정치자금◁
▲김대중 총재=정치자금의 양성화와 공정한 분배가 필요하다. 신한국당에 1천1백억원 지정기탁금이 들어갔지만 야당에는 한푼도 돌아오지 않았다. 대통령이 똑같이 지원하라고 말해야 한다.
▲김대통령=신한국당에 1천1백억원이 지정기탁금으로 들어갔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김종필 총재=기업이 정부의 눈치를 보고 정치자금을 내는 것이다.
▲이대표=선관위원장 하면서 기탁금을 처리해 봤는데 내는 사람의 자유이지 뭐라고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김대중 총재=이대표가 그렇게 말할 줄 정말 몰랐다. 세상을 어떻게 그렇게 모르느냐.
▲이대표=잘못된 것이 있으면 고치면 된다.<홍윤오·권혁범 기자>홍윤오·권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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