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정치투쟁 씻고 새 관계 전환점 기대/초당적 협조땐 국민공감대 형성 도움될듯청와대 영수회담에서 합의된 「경제대책 협의체」구성은 극단적 정치투쟁으로 일관하고 있는 여야관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협의체의 형식이나 운영방안 등 구체적 내용이 드러나지 않아 그 성과는 전망하기 어렵다.
그러나 여야가 경제위기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실질적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는 것만으로도 상징적 의미는 적지않다. 정치권이 권력게임에만 매달리는 소모적 관계에서 정책의 조율과 협조 기능도 수행하는 생산적 관계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연 것이다. 머리를 맞댄 여야가 경제난의 원인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적절한 처방을 내놓는다면 정치권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과 인식은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경제대책협의체 구성 합의는 지난달 28일 김대중 국민회의총재가 이른바 「경제회견」을 통해 제의한 「경제회생을 위한 여야 공동대책위원회」를 김영삼 대통령이 수용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져 관심을 모은다. 대선을 앞두고 적대감에 가까운 긴장상태를 유지하던 두 사람이 경제를 고리로 모처럼만에 협력관계를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김대통령이나 김총재 모두 정치적 목표를 위해 경제위기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측면도 없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에게 별로 이로울 것 없는 내각제 논의를 차단하고, 심각하기 그지없는 경제난 극복 등 현실적 필요성을 위해 경제대책협의체를 통한 협조분위기는 상당기간 지속시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여야는 각계 각층 인사들이 참여할 경제대책협의체에서 경제현안에 대한 인식과 대책 등을 두고 다소의 시각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는 금융개혁과 중소기업 대폭지원 등의 필요성은 서로 공감하나 실명제 보완과 부가가치세율 조정, 예산절감액 등에서 견해가 엇갈려 있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경제난 극복에는 다른 목소리가 있을 수가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협의체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여야 3당의 정책위의장은 곧 협의체의 각론 완성을 위해 구체적 협의에 나설 것 같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경제회생을 위해 여야가 한자리에 모여 정책을 협의한다는 것만으로도 국민들에게 끼칠 영향은 적지않을 것으로 본다』며 『정치권의 초당적 협조가 기대된다』고 밝혔다.<손태규 기자>손태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