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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에 괴로운 상황 이어져(외신에 비친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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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에 괴로운 상황 이어져(외신에 비친 한국)

입력
1997.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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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U S News & World Report 4월7일자한국에서는 지존의 자리가 흔들리는 불행한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권부를 뒤흔드는 바람의 영향은 김영삼 대통령의 장래를 위협할 만큼 심화하고 있다. 남은 임기는 채 1년도 못되는데다 5년 단임을 명시한 헌법조항 때문에 연임할 수도 없다. 또한 임기말 증상인 레임덕현상이 그 어떤 정권에서보다 앞당겨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대통령은 아들문제로 검찰의 포위공격아래 있는 형국이 됐다. 아들 김현철씨가 약 2,000억원의 불법 헌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검찰의 재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철씨는 이미 한 차례의 조사를 통해 혐의를 벗었으나 전직 각료 한 사람과 김대통령의 측근을 포함한 10여명이 파산한 한보철강으로부터 돈을 받고 정치적 특혜를 주었다는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비록 재조사에서 김현철씨의 결백이 밝혀지더라도 김대통령은 한숨 돌리고 기분전환할 여유가 없다. 지난해부터 불경기로 추락하기 시작한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금년에는 80년도 이래 최저치인 5%이하로 예측되고 있으며 기업의 연이은 도산과 실직 파문이 한국의 경기를 파국으로 몰고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한국은행은 시중 은행들에게 10억달러(약 9,000억원)의 긴급대출을 해주어야 했다.

국내문제 못지않게 괴로운 것은 이런 문제가 남북한 관계에 미치는 영향이다. 현재 심각한 식량위기를 겪고 있는 북한은 자국에 식량원조만 해주면 평화회담에 참석하겠다고 밝히는 등 온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정권의 불안정을 나타내는 징후가 산발적으로 터져나와 주변국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더욱이 김영삼 대통령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불미스러운 사건과 바닥을 헤매는 국가경제문제 외에도 퇴임후 자신의 장래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여서 북한 문제는 더욱 그의 목을 죄고 있다. 또한 그는 변칙 플레이에 능한 북한이 수시로 내놓는 느닷없는 제안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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