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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들 빚으로 몸 불려/97년도 30대 재벌 지정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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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들 빚으로 몸 불려/97년도 30대 재벌 지정 안팎

입력
1997.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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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본비율 20.5%서 18.3%로/10대 그룹 자산총액 30대 전체의 76%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97년도 30대 대규모기업집단 현황」을 보면 상위 재벌에 의한 경제력집중현상이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수가 역대 최고인 150개나 늘었고, 자산총액은 5대 재벌 40조3,000억원 등 모두 61조5,000억원(21.4%)이 증가했다. 또 5대 그룹까지의 자산총액이 30대 전체의 58%, 10대까지는 76.2%에 달했다.

특히 30대 재벌의 자기자본비율은 과다한 부채로 부도가 난 한보와 삼미가 제외됐는데도 지난해 20.5%에서 18.3%로 낮아져 재벌들이 빚으로 몸집을 불린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들이 정보통신 등 유망산업으로의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계열사를 신설 또는 인수했으나 높은 퇴출장벽으로 인해 기존 계열사를 정리하지 못하는 바람에 증가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M&A 왕성 거평 11계단 껑충 28위/삼성,제일제당 분가해도 2위 불변

○…이번에 아남 거평 미원 신호 등 4개 그룹이 30대 기업군에 새로 입성한 반면 한보 삼미와 극동건설 벽산이 제외됐다.

아남은 최근 주파수공용통신 사업자(아남텔레콤)로 지정되는 등 전기 전자 반도체업종을 주력으로 급성장, 지난해 32위에서 26위로 순위가 6계단 올라갔다. 아남산업이 반도체 시설에 6,725억원을 투자하는 등 자산이 8,798억 증가한 때문이다. 인수·합병(M&A)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기업인 거평은 80년 거평건설로 출발한 이후 17년만에 30대 재벌에 들었다. 지난해에는 39위였으나 거평프레야 거평반도체를 설립하고 새한종금 새한렌탈 태평양패션을 인수하는 등 1년사이 계열사가 7개 늘어나고 내용도 견실해졌다.

신호는 95년이후 사세가 급신장, 지난해 동양철관과 자회사인 동양산업 등 8개를 인수하고 기존 신호종합개발의 차입금이 증가하면서 30위에 올랐다. 이밖에 미원은 (주)세원 등 8개사가 친족분리한뒤 지난해 30대 재벌에서 빠졌으나 이번에 이들 회사가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재합류했다.

○…기존 그룹중에서는 1위 현대에서 11위 금호까지 순위변동이 전혀 없었다. 지난해 30대 그룹에 진입하자마자 22위에 랭크된 한솔그룹이 16위로 부상하는 등 중하위 재벌들의 서열에는 지각변동이 일었다. 한솔외에 한라 동아 고합 동부 뉴코아 등은 순위가 오른 반면 두산 대림 동양 해태 등은 내려갔다.

제일제당 신세계 등이 계열분리를 추진중인 삼성그룹의 경우 이들이 떨어져가더라도 자산총액이 3위 LG보다 13조원가량 많기때문에 순위변동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30대 재벌이 됐다는 점이 기업측에게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경제력집중억제 시책의 중점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계열사간 상호출자가 전면금지되고, 출자총액도 25%로 제한되며, 계열사에 대한 채무보증한도는 현행 200%에서 98년 3월말까지 100%로 낮추어야 한다.<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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