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계 핵심과 극비리 만남도신한국당 이수성 고문이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시작했다. 이고문은 31일 경북 칠곡의 선산과 영천의 시조묘를 차례로 참배했다. 저녁에는 대구에서 지역유지들을 만났다. 선산과 시조묘에선 총리직을 무사히 마쳤음을 고하면서 경선참여를 사실상 선언했다. 이의근 경북지사, 문희갑 대구시장, 대구지역 언론계 인사 등과 함께 한 만찬 자리에선 시국과 관련한 폭넓은 의견을 나누었다.
TK지역이 이고문에게 갖는 정치적 의미는 심장하다. 올 대선에서 이 지역은 성패의 분수령을 이룰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지역분할구도가 재연될 것으로 예상되는 차기 대선에서 TK표의 향배는 대선승패를 가름하는 가장 큰 기준점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이고문과 김윤환 고문을 제외하곤 여권내의 어떤 대선 예비주자도 TK를 지역배경으로 삼고 있지 못할뿐더러, 이렇다할 친화성도 갖고 있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나마 김고문은 비영남후보론을 제시한 뒤 이회창 대표와 「제휴관계」에 들어감으로써 그 자신 대선가도에서 비켜서 있는 형편이다. 이고문의 TK대표성이 갖는 정치적 무게는 이에 비롯한다.
지난 24일 서울대병원을 퇴원한 뒤 이고문이 만난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가 TK에서의 출정식을 갖기 앞서 행장꾸리기를 해왔음을 어렵잖게 알 수 있다. 퇴원 이튿날 최상엽 법무장관을 비롯, 서울법대 동기 10여명을 만난 것을 시작으로, 신한국당 강성재 의원, 김원기 통추 대표, 신한국당 이재창 의원을 잇달아 만났고, 현직 대학총장 모임에 초청손님으로 참석, 학계 인사들을 한꺼번에 접촉했다. 27일과 28일에는 김수환 추기경, 강원룡 크리스찬아카데미 이사장, 서영훈 신사회공동선연합대표를 만났다. 또 민주계 핵심중진 1명과도 28일밤 극비 회동했다. 29일에는 정필근 전 의원과 저녁을 함께 했다.
이고문의 행보에 정치권의 예민한 시선이 쏠리는 큰 이유중 하나는 민주계 내부에서 단속적으로 흘러나오는 「이수성 대안론」 때문이다. 한 민주계 중진인사는 『아직 무르익어야 할 일이 많다. 급할 것은 없다. 문제는 민주계가 누구를 택하느냐가 아니라, 민주계가 제3의 대안을 택할 수 있는 힘을 유지할 수 있느냐다』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이고문이 28일밤 민주계 핵심중진과 극비회동한 사실은 이 연장선상에서 해석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고문은 TK방문 이튿날인 1일에는 대구지역 원로인사들을 두루 만난다. 또 가까운 시일내에 월하 종정, 송월주 조계종 총무원장, 강영훈 적십자사 총재 등 각계 원로들도 차례로 만날 계획이다.<칠곡=홍희곤 기자>칠곡=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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