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지난해 국내기업의 자금부족률이 75년이후 21년만에 최악을 기록, 금융부채가 750조원을 넘어섰다.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6년 자금순환동향」에 따르면 96년말 현재 우리나라 기업의 금융부채 잔액은 750조3,000억원으로 95년말(629조9,000억원)에 비해 120조4,000억원이상 증가했다. 90년대이후 국내기업의 금융부채는 90년말 268조원에서 93년말 447조원, 94년말 533조원 등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말 현재 금융부채현황은 금융기관 차입금이 1년전보다 37조원이 증가한 272조9,000억원이었으며 기업어음발행은 20조7,000억원이 늘어난 64조9,000억원, 회사채발행은 19조9,000억원 증가한 10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기관 차입금의 구성은 예금은행 차입금 131조원, 보험사 차입금은 24조2,000억원, 종합금융사 차입금은 16조3,000억원, 기타 차입금은 101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금융부채가 급증한 것은 기업이 자기자금으로 충분한 투자를 할 수 없을만큼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했음을 뜻한다. 실제 기업자금 부족액을 경상국민총생산(GNP)으로 나눈 기업의 자금부족률은 96년 18.1%를 기록, 75년(18.5%)이후 최악의 상태를 나타냈다.
반면 개인의 자금잉여액을 경상 GNP로 나눈 개인의 자금잉여율은 10.3%를 기록, 95년(11.3%)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따라 개인부문의 기업부족자금보전율은 83년의 56.3%이후 가장 낮은 56.7%에 그쳤다.
한국은행은 『자금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인들은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한편 기업은 경비절감과 상품의 고부가가치화로 수익성을 높여 내부자금 조달여력을 확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조철환 기자>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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