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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정보 ‘베끼기’ 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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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정보 ‘베끼기’ 난무

입력
1997.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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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장치 미흡… 저작권 침해 ‘마음대로’/신문기사까지 적당히 ‘손질’ 유료서비스지난 27일 천리안 나우누리 유니텔 등 PC통신사들은 청소년 이용자들 사이에서 대량 유통되고 있는 「MP3」음악파일을 PC통신 자료실을 통해 주고 받는 것을 금지 시켰다. 획기적인 압축기술을 이용해 CD수준의 음질을 제공하는 MP3파일의 유통이 저작권 침해라는 의견이 제기되자 PC통신사들이 시비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 서둘러 대처한 것이다.

최근 PC통신과 인터넷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디지털정보에 대한 저작권 침해 행위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이에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디지털정보는 복제나 배포가 손쉽게 이뤄진다. 책이나 문서를 복제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지만 디지털화된 텍스트 이미지 동영상파일들은 별다른 노력이나 시간,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복제, 가공이 쉽다. 또 인터넷의 폭발적 성장에 따라 모든 형태의 저작물을 안방에서 누구나 받아 볼 수 있다. 이는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창작물에 대한 복제권과 배포권의 침해가 쉬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정보에 대한 저작권 침해 사례중 가장 흔한 것은 정보제공업자(IP)들이 불법 복제하여 돈을 받고 서비스하는 것. PC통신 IP인 O, J사 등은 스포츠신문의 연예정보를 마구 베껴 PC통신에서 버젖이 돈을 받고 팔고 있으며 B, H사 등은 경제기사를 긁어 모아 서비스하고 있다.

PC통신 문단에 올린 글이 무단으로 표절되는 사례도 잦다. 김영태씨가 천리안 문단에 올린 「UFO 파일」을 D출판사가 어휘만 약간 손질해 「UFO X파일」로 출간해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 2월 방영된 한 방송드라마는 하이텔 게시판의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를 그대로 표절하기도 했다.

다른 인터넷 사이트를 교묘하게 링크해 자기가 만든 홈페이지로 가장하는 경우도 있다. LA교포 조천씨가 운영하는 홈페이지(www.korealink.com)는 한국의 주요 일간지를 비롯해 수십개의 뉴스 사이트를 링크해 놓았지만 링크한 사이트의 주소를 나타내지 않고 자기 정보인 것처럼 보여준다.

보광미디어가 나우콤을 제소한 사건처럼 불법복제된 정보나 프로그램이 PC통신 자료실을 통해 대량 배포돼 법적 분쟁으로 비화되는 사례도 종종 있다. 지난해 10월 보광미디어는 CD롬 속도증가 프로그램 「CD블리츠」를 나우누리 PC통신망을 통해 수천명에게 배포했다고 나우콤을 검찰에 고소해 현재 민사소송이 진행중이다.

PC통신과 인터넷 이용자들이 범하는 저작권 침해 행위도 비일비재하다. 마음에 드는 홈페이지의 사진이나 아이콘 등 문서 일부를 다운로드 받아 자신의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은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IP들의 불법복제 서비스, 불법복제물 자료실 유통, 교묘한 링크, 인터넷문서 복제 등은 명백한 저작권 침해라며 디지털정보에 대한 이해부족과 규제장치가 미흡하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행위가 난무한다고 지적한다. 저작권심의위원회 최경수 연구실장은 『저작권문제는 더 이상 영화 음반 서적과 같은 기존 창작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디지털시대의 피할 수 없는 숙제』라며 『디지털정보 저작권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법적장치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전국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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