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계 후보추대 염두 조심스런 언급/전·노씨 사면 거론 지역정서 대변도신한국당 이수성 고문이 사실상의 대선후보 경선참여를 선언했다. 이고문은 31일 경북 칠곡의 선산 성묘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는 자리에서 대선과 관련, 몇차례 선문선답끝에 『말하기 거북하구먼…』이라고 허두를 뗀뒤 경선참여 의사를 처음으로 시사했다. 이고문의 이날 언급은 최소한 경선에 참여할 뜻이 없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한 것으로, 이는 최근의 그의 행보중 가장 의미있는 「정치적 행보」라고 할 수 있다.
이고문의 경선참여 의사표명은 여러가지 면에서 시사점을 던졌다. 우선 그가 출사표를 쓴 장소가 다름아닌 TK지역이란 점이 그러하다.
이고문은 자신의 「고향」인 이곳에서 사실상 경선출정을 선언함으로써 TK지역을 자신의 본진으로 삼을 것임을 염두에 둔 것으로 관측된다. 이고문은 이와관련, TK정서 끌어안기를 위한 대안 몇가지 「제안」을 했다.
첫번째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면문제였다. 이고문은 『법의 목적은 징벌에 있지 않다. 벌을 받고난 이후에는 건전한 사회인으로 복귀시켜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고문은 전·노씨 사면에 대한 TK지역의 심정적 바람을 비교적 담백하게 대변한 셈이었다.
이고문은 또 TK지역의 역사적 공헌에 대해서도 올바른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이같은 발언들이 정치적 노림수로 해석될 것을 우려한듯 『고향에 대한 애정은 본능적 따뜻함이다』라고 부연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고문은 또 『나에게는 운명적인 요소가 있다. (서울대)총장과 국무총리도 마찬가지였지만, 대통령도 사람의 힘으로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말은 경선국면에 들어가더라도 무리수를 두지 않겠다는 의미인 동시에, 당내 최대세력인 민주계의 「후보추대」 가능성을 염두에 둔 언급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어차피 자력으로는 경선승리가 힘든만큼 자연스럽게 대세를 타되, 민주계의 제3후보론을 자신쪽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라고 보인다.
한편 민주계는 이고문의 경선출마 시사에 대해 복잡한 반응을 보이고있다. 경계의 시각도 있고, 지지도 있으며 반대도 존재한다. 우선 김덕룡 의원을 지지하는 세력은 이고문의 대안론에 부정적이다. 휴일인 30일 김의원 지지모임의 운영위원으로 내정된 P K L C K의원 등은 『이고문의 등장으로 민주계구도가 흔들릴 것에 대비, 세를 공개하자』고 제의했다는 후문이다. 반면 부산지역 중진의원들의 반응은 다소 편차가 있다. 아직 관망파가 대다수이며 민주계 중진들이 참여하는 「민주화세력모임」도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부 중진들은 은근히 이수성 고문을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고문이 이들 중진들에 접근한 흔적도 발견되고 있다. 신한국당의 경선구도는 이고문의 이날 경선참여 시사로 급한 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칠곡=홍희곤 기자>칠곡=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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