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국난 극복/김대중정권교체/김종필내각제여야 3당대표가 31일 한자리에서 나란히 특강을 해 시선을 끌었다. 이회창 신한국당대표, 김대중 국민회의·김종필 자민련총재는 이날 서울 앰배서더호텔에서 동국대 승가총동문회 초청으로 종교관과 시국관을 피력했다. 이날 특강은 세 사람이 영수회담 참석을 하루 앞두고 연설전을 벌여 그 내용에 관심이 모아졌다.
이대표는 연설을 마치고 곧바로 떠났지만, 두 김총재는 김대중 총재의 강연이 끝난직후 월탄 스님의 요청으로 대기실에서 잠시 만나 악수를 나누었다. 그러나 두 김총재는 어색하게 인사말만 나누고 곧바로 헤어져 최근의 불편한 관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대표는 연설에서 국난극복과 단결을, 김대중 총재는 종교의 사회참여와 정권교체의 필연성을, 김종필 총재는 권력분산을 위한 내각제를 유난히 강조, 뚜렷한 시국인식 차이를 보였다.
첫 연설에 나선 이대표는 『나라가 위태롭고, 경제가 어렵고, 민생이 도탄에 빠져있는데 정치문제를 갖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본질을 흐릴 우려가 있다』며 강연내용을 종교에 치중했다. 그는 이어 『불교는 우리민족의 운명과 더불어 국가의 존립에 큰 역할을 담당해 왔다』며 『불교의 호국사상으로 하나가 돼 요즈음 어둠에 가득찬 국난의 시대를 타개해 나가자』고 호소했다.
김대중 총재는 『정권을 교체해야 부정이 없고, 국민이 나라의 주인노릇을 할 수 있고, 어떤 정당도 국민을 두려워할 것』이라며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그는 또 『종교의 직접적인 정치간여는 안되지만 정치가 올바르게 가도록 교화하고 잘못하면 비판해야 한다』며 『종교계가 대선을 앞두고 공명선거와 깨끗한 선거가 되도록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김종필 총재는 『오늘의 국가적 위기는 대통령이라는 절대권력이 그 원인』이라고 규정한뒤 『내각제만이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며 거듭 내각제를 주장했다. 그는 『내각제는 천문학적인 선거비용을 줄이고, 지역감정을 타파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그 당위성을 강조했다.<권혁범 기자>권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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