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소품 취급으로 불황 안타/고객층 유아부터 고교생까지/5,000만원 창업 한달 300만원 수입건설회사 과장이던 남편이 지난해 봄 『사표를 내야겠다』고 말했을 때 이상숙(37·여)씨는 차마 『안돼요』라고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신혼 때 해외 근무를 시작해 10여년동안 몇달에 한번 겨우 얼굴보며 살아온 남편이었다. 이씨가 부업을 생각한 것은 이때부터였다. 남편이 다른 일을 시작할 때 부담을 덜어주고,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야 했다. 일을 배운답시고 에어콘 세일즈도 해보고, 장사 아이템을 찾기위해 백화점이나 쇼핑센터를 무작정 돌아다니기도 했다.
이씨는 큰 점포들이 한결같이 『경기가 안 좋아 장사가 안된다』고 푸념하던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았다. 불황일수록 소비자의 주머니에 부담을 주는 덩치 큰 제품은 매출이 부진하다는 것이다. 일간지에 소개된 어린이 패션숍을 선택한 것은 소품위주라 고객의 부담이 적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이씨는 서울 강동구 명일동 주양쇼핑 후문 옆 모서리에 3.5평짜리 점포를 잡아 「비비토」 어린이 패션숍(02―3427―3216)을 열었다. 점포보증금 2,000만원, 월세 55만원, 권리금 1,200만원이 들었다. 본사 보증금 150만원, 인테리어비용 700만원이 들었는데, 진열장 조명기기는 물론 전화기 등 집기까지 공급해준다. 초도물품비용 400여만원은 외상결제로 부담을 덜었다. 총 창업자금은 5,000만원.
개점할 때는 본사에서 이벤트용 풍선, 팸플릿 등을 지원해준다. 어린이용 액세서리나 패션용품, 엄마들을 위한 성인용 액세서리 등이 취급 아이템. 헤어 액세서리, 배낭 양말 등 패션용품 뿐 아니라 「둘리」 「짱구」 등 어린이들에게 인기있는 캐릭터용품이나 봉제인형 등도 여러 종류 갖추고 있다. 어린이 두건, 손가락인형, 무릎 보호대, 운동화끈풀림방지장치, 지우개가루청소용 꼬마진공청소기 등 깜찍한 실용패션용품들도 진열대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주고객은 4∼5세 어린이서부터 초·중·고교생들. 생일이나 기념일 선물용으로 나가는 경우가 많다.
개점한 뒤 한달쯤 지나자 하루 매출이 일정하게 자리가 잡혔다. 이씨는 저가소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불황을 타지 않고, 소자본으로 가능해 창업 부담이 적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는다. 단점이라면, 제품 단가가 낮아서 판매 건수가 많아도 매출 규모가 크지 않다는 것.
요즘에는 회사를 그만둔 남편이 가게 일을 도와주고 있다. 부피가 작은 물건이 많아 도난율도 높다. 이씨는 「고객과 인간적 신뢰를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꼬마 도둑을 잡아도 창피를 주거나 하지는 않는다. 팬시용품은 일종의 충동구매 아이템이기 때문에, 주인이 친절하게 고객에게 응대할 수록 많이 팔린다. 이씨가 요즘 장사하는 재미를 솔솔 느끼고 있는 것도 『파는 만큼 팔린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은 하루 30만원선. 평균마진율은 45%선이다. 한달 매출 900여만원 중 물품비 400여만원, 월세 55만원, 관리비 18만원, 잡비 등을 빼면 300만원 가량이 순수익으로 떨어진다.
(비비토 본사:02―575―5711)<김경화 기자>김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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