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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 김현철씨 문제/어떻게 다룰까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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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 김현철씨 문제/어떻게 다룰까 “고민”

입력
1997.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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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몰차게 몰아세울수도 지나칠수도 없어…/YS 먼저 거론후 DJ·JP 해법 제시 가능성『말하기도 곤란하고, 그렇다고 모른 채 지나갈 수도 없고…』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는 30일 측근들과 영수회담 대책을 논의하다가 뜻모를 혼잣말을 했다고 전해진다. 측근들은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다가, 김총재가 영수회담에서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문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음을 뒤늦게 알았다. 한 측근은 『DJ의 표정을 보니, 「자식 둔 아비의 심정은 똑같다」는 말이 실감나더라』고 전했다.

자민련 김종필 총재도 비슷한 심정이라는게 주변의 전언이다. 한 당직자는 『JP도 아들의 허물 때문에 고통스러워할 YS의 마음을 누구보다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철씨를 향한 거센 비난을 감안하면 철저한 단죄를 요구해야 하나, 억장이 무너져 있는 김대통령을 매몰차게 몰아세우기가 인간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다.

현철씨 문제에 대한 두 야당총재의 입장에는 이처럼 온정적 측면도 있지만, 포용력있는 정치인이나 큰 정치인의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심모원려도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두 총재가 회담에서 먼저 현철씨 문제를 거론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회담에서 현안중의 현안인 현철씨 문제를 다루지 않을 수는 없다. 때문에 김대통령이 아들을 단속하지 못한 아비의 부덕을 탄식하면서 현철씨 문제를 먼저 거론할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두 야당총재도 자연스럽게 현철씨 파문의 해법을 제시할 것 같다. 국민회의나 자민련의 핵심인사들이 밝히는 해법을 종합하면, DJ나 JP의 인식에 큰 차이가 발견되지 않는다. 모두 우선적으로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검찰이 적극적으로 나서 한보대출 개입여부, 각종 국정개입 사례 등의 진실을 밝혀 국민의혹을 풀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두 야당총재는 회담에서 김대통령에게 선 진상규명을 분명히 요구할 예정이다.

문제는 현철씨 사법처리여부이다. 회담에서 이 대목은 그리 깊이 논의되지 않고 『사법처리에는 성역이 있을 수 없다』는 원론적 언급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 야당총재는 『근거없는 설만으로 인민재판식 단죄는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할 것이라는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또한 김대통령이나 두 야당총재 모두 현철씨 파문의 장기화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데 인식을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야당총재들이 이심전심의 화법으로 사건매듭후의 원만한 처리를 넌지시 제시할지는 확실치 않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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