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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상징자문위원장 최창규(요즘 어떠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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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상징자문위원장 최창규(요즘 어떠십니까)

입력
1997.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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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 명강의’ 돌아왔다/최익현 현손 ‘실학연구 대가’/연대국학연구원 교수로 17년만에 다시 강단에『서양의 물질문명중심적 사고가 인간과 인간성이 상실된 현대사회의 비극을 초래했습니다. 오늘날 우리의 위기는 항상 인간을 천지의 중심에 두었던 실학, 특히 태극사상으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한말의 유학자이며 의병장인 면암 최익현(1833∼1906) 선생의 현손(손자의 손자)인 최창규(60·국가상징자문위원장)씨가 이달초부터 연세대 국학연구원 특별초빙교수로 강단에 섰다. 국회의원(80∼88년) 독립기념관장(92∼95년)을 거친 후 사실상 17년만에 교수로 복직한 셈이다. 「다산기념강좌」로 마련한 최교수의 강의제목은 「한국의 실학 원류를 찾아서」. 한국사상의 집약이라고 할 수 있는 실학의 논리와 개념체계를 재조명하고 한국사의 흐름과 오늘의 문제를 되짚어 보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매주 목요일 하오 2시부터 3시간동안 국학연구원 박사과정학생을 대상으로 한 공개강좌에서는 수강생뿐 아니라 관련교수와 외부인사 등 30여명이 강의를 듣는다.

실학은 최교수가 70년부터 서울대 정치학과 교양과목으로 「한국사상」을 신설한 이후 혼신의 힘을 다해 연구해온 분야. 그가 말하는 실학은 신라시대 최치원에서 부터 시작, 이이와 정약용에 이르러 확립된 태극사상으로 세계사의 관점에서 볼 때 「참된 한국학」을 의미한다.

『5,000년 한국사를 관통하는 중심사상은 우주만유의 생성·변화를 설명한 태극입니다. 신과 물의 중간에서 양자를 이어주는 것이 태극(또는 인간)인데 오늘날 이것이 사라져 불행이 시작됐습니다』

최교수는 특히 1945년이후 한반도 분단사를 광복이라는 허상에 빠져 통증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패배의 역사」로 규정한다. 즉 양극단으로만 치닫다보니 도덕과 양심이 땅에 떨어지고 이해와 화합이 자리잡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양극갈등을 겪고 있는 50억인류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곳은 유일분단국으로 남아있는 우리나라입니다. 태극사상에 입각한 통일은 한국사의 승리일 뿐 아니라 세계평화에 도달하는 세계사의 승리입니다』

역사, 철학, 종교학 등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쏟아내는 최교수의 강의는 받아적으면 그대로 책이 될 만큼 논리가 정연하다. 또 3시간을 강의해도 말 한마디 한마디가 힘차고 자신감이 넘친다.

올해말까지 30여회 계속될 그의 강좌는 1학기에는 최치원 원효 의상 율곡 다산 등 실학의 정립에 영향을 주었던 인물을 살펴보고 2학기에는 시야를 세계로 넓힐 계획이다. 최교수는 강의록을 묶어 책을 출간한 뒤 영어 불어로 번역해서 세계에 내놓을 생각도 갖고 있다.

지난해 5월 총무처장관 자문기구로 발족한 국가상징자문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된 최교수는 『태극원리를 담은 태극기의 형태를 보완하고 국가와 국시를 확립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선비문화를 연구, 보급하는데 초점을 두겠다』고 말했다.<최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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