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계속 주둔 등 연합방위태세 환기도앨 고어 미 부통령의 방한은 공동설명회 이후 4자회담을 놓고 주변국간 외교게임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미간 대북공조체제를 재확인했다는데 일차적 의의가 있다. 아울러 황장엽 북한노동당비서 망명 이후 극히 불투명해진 북한 동향을 점검하고 주한미군의 계속주둔 및 연합방위태세를 환기한 것도 시의적절했다고 봐야 한다.
23일부터 시작된 고어 부통령의 아시아순방 핵심은 역시 중국방문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차기 주자인 그는 동북아 안보의 아킬레스건인 한반도문제를 현장 확인하는 기회를 가짐으로써 자신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공조체제의 재확인이라는 필요와 고어 부통령의 정치적 이해는 방한중 ▲4자회담 추진에 관한 구체적 입장조율 ▲연합방위태세의 재확인 ▲자유시장 경제체제를 위한 시장개방의 강조 등에서 접점을 찾았다.
김영삼 대통령과 고어 부통령의 29일 만남에서도 우선 강조된 대목이 대북공조이다. 김대통령은 『북한이 궁극적으로는 4자회담에 나올 것』이라면서도 『정작 회담에 나와서도 「남한배제」를 위한 한미이간책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4자회담 성사를 위한 한미공조가 이제는 온전한 회담체제를 구축하는데 모아져야 할 단계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고어 부통령은 이에대해 최근 부각되고 있는 식량지원문제를 언급, 『4자회담 개최의 대가로써 사전 식량지원은 없다』고 확고한 미국의 입장을 밝혔다.
연합방위태세의 재확인은 잠수함사건 이후 어렵사리 조성된 현재의 유화국면이 또다시 돌발적 상황으로 무산되서는 안된다는 입장아래 이뤄졌다. 김대통령과 고어 부통령은 황비서 망명 이후의 북한동향을 깊이있게 논의하고, 도발방지차원에서 북한에 도발자제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는데 인식을 함께 했다. 고어 부통령이 국내저명인사와의 조찬 등 공식·비공식 활동을 통해 자유시장 경제체제의 확산을 위한 시장개방을 두드러지게 언급한 점은 정치인으로서 주요교역 상대국에 대한 「양념외교」라고 봐야한다.<장인철 기자>장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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