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빈배’가 일으킨 파문/‘대통령 탈당’ 발언 해명불구 의혹 시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빈배’가 일으킨 파문/‘대통령 탈당’ 발언 해명불구 의혹 시선

입력
1997.03.29 00:00
0 0

◎“난국에 구심점 왜 흔드나” 거센 비판허주(김윤환 신한국당고문의 아호)의 현란한 배몰이가 다시 시작된 것일까. 허주는 27일 천안의 신한국당 중앙연수원에서 열린 비공개 분임토론회에서 김영삼 대통령의 탈당과 거국내각 구성에 관해 언급했다. 그의 발언은 정치권내에서 수면아래로만 숨죽여 거론되던 금기영역을 건드렸다는 점에서, 또 발언 당사자가 이회창 대표와 「협력관계」에 있는 허주라는 점에서 파문을 낳고 있다.

허주의 발언은 당장 민주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김덕룡 의원은 28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김덕룡 경제포럼」에서 『대통령은 누가 뭐라해도 우리 정치공동체의 구심』이라면서 『대통령을 깎아내리고 대통령의 권위를 송두리째 뒤흔들기만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한동 고문도 이날 『당총재를 중심으로 난국을 헤쳐나가야 할 시점에 김대통령의 탈당, 하야 등을 운운한 것은 심각한 해당행위』라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허주는 자신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즉각 진화에 나섰다. 그는 『토론회 참석자들이 최근의 시국상황을 거론하면서 대통령이 하야하는 상황까지 올지 모른다고 우려하기에, 설사 대통령이 탈당하고 거국내각을 구성하는 일이 있더라도 헌정중단은 절대로 막아야 한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탈당 및 거국내각 구성을 제의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 하야라는 불행을 막기 위해선 그러한 조치까지도 고려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뜻에서 언급했다는 주장이다.

분임토의에 참석했던 강재섭 이웅희 의원 등의 전언을 종합하면 허주 발언의 전후맥락은 대체로 그의 해명과 일치한다. 그럼에도 그의 발언은 이런저런 사시를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실제로 토론회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김고문이 92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민자당을 탈당해 중립내각을 구성했던 상황을 예로 들면서 후보가시화가 이뤄진 뒤에도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의 탈당과 거국내각 구성이 필요하다는 논지로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정권교체기마다 절묘한 정치행보로 대권 기상대의 풍향계 역할을 해온 허주가 가뜩이나 미묘한 시점에 파문을 예상하지 못한 채 「돌출발언」을 의도적으로 하지는 않은 것같다.<홍희곤 기자>

◎김윤환 고문 발언내용

(참석자들이 대통령 하야를 우려하는 발언을 한데 대해) 그런 사태가 일어나면 안된다. 어떤 일이 있어도 헌정중단은 막아야 한다. 설사 대통령이 탈당하고 거국내각을 구성하는 일이 있더라도 헌정중단은 막아야 한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김영삼 대통령이 탈당해 중립적 위치에 서서 거국내각을 구성하면 정국을 푸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김대통령이 생각하는 여러 결단중 이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