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밖 청구 미 여론 들썩최근 미국 변호사들이 상식밖의 고액·얌체성 수임료를 잇달아 청구한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수임료를 과도하게 청구한 대표적 사례는 88년 알래스카 해안에서 유조선 발데즈가 좌초, 1,100만갤런의 원유를 유출시킨 사고와 관련한 소송 사건. 최악의 환경재난인 만큼 발데즈의 소속회사인 엑슨사가 물어야 할 피해 보상금만도 무려 50억달러(약 4조4,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고액의 보상금이 아니라 피해자측 변호인단이 최근 수임료로 10억달러를 책정한 보상금 배당 계획서를 알래스카주 연방법원에 제출한 사실이다. 보상금의 20%를 요구하는 변호사들의 「배짱」이 당연히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다. 변호인단 대표는 『7년간의 송사동안 기울인 수백만 시간의 대가』라고 항변했다.
정작 3만2,000여에 달하는 개인 및 업체, 기관 등 피해 당사자들은 나머지 40억달러를 쪼개 「푼돈」만을 갖게 될 형편이다. 하지만 이들은 분통은 터뜨리되 항의는 하지 못하고 있다. 보상금이 터무니 없이 많다는 엑슨사의 항소로 법원이 새로운 심리에 들어가 기댈 곳은 변호사 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기의 재판」으로 불렸던 O J 심슨 관련 소송건은 얌체성 수임료 문제로 시비가 일고 있다. 「변호사 드림팀」을 고용한 심슨이 형사부문에서 무죄 평결은 받았지만 빈털터리가 됐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 와중에서 닉 오말리라는 변호사가 심슨의 전처와 함께 살해된 로널드 골드먼이 웨이터로 일했던 식당의 업주를 상대로 9만5,000달러의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골드먼이 손님의 선글라스를 갖다주기 위해 현장에 간 것은 직무행위이며 직무행위중 일어난 사고의 배상문제는 개인이 국가를 대신해 소송할 수 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오말리는 승소할 경우 자신이 보상금의 15%를 갖고 나머지는 장애인 복지에 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말리는 유족에게조차 알리지 않고 소송을 제기, 『속이 들여다 보이는 얌체짓』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윤석민 기자>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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