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채널로 여권핵심부 의사 타진/종교계지도자와도 접촉 간접적 전달도한보사태와 김현철씨문제를 헤집고 정가에 일기 시작한 내각제 바람은 결코 「아니 땐 굴뚝의 연기」가 아니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자민련은 김종필 총재가 지난해 말 『앞으로 내각제를 위해 우리당 의원들이 서로 역할을 나눠 사람들을 마구 만나고 다닐 것』이라고 언급한 후 실제로 여야를 막론한 전방위 「내각제 세일즈」에 나서 왔다. 특히 김영삼 대통령이 「임기내 내각제개헌 불가」를 거듭 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민련은 최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여권핵심부에 내각제개헌 의사를 집중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선 김총재는 지난 26일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와 독대하면서 내각제개헌의 필요성과 함께 앞으로 극심한 권력누수가 예상되는 김영삼 대통령의 임기를 보장해 주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여권이 내각제개헌을 수용할 경우, 현 위기상황을 비롯한 정국수습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사표시였다.
김총재는 또 지난 24일 개신교 지도자인 조용기 김장환 목사와 골프모임을 가졌는데 이 모임도 여권핵심부에 내각제 개헌의사를 간접전달하기 위한 일환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목사는 이날 김총재의 내각제 당위론에 상당히 공감을 표시했다는게 자민련 관계자들의 설명이고 실제로 이들은 26일 청와대를 방문, 김대통령에게 내각제개헌문제를 거론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앞서 김총재는 지난달 신경식 정무1장관을 통해 『오는 6월까지 내각제개헌에 관해 합의를 이루자』는 뜻을 여권핵심부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김총재 외에도 이정무 총무는 지난 23일 김수한 국회의장을 비롯한 일부 신한국당 민주계 인사들과 함께 골프회동을 가졌고 김의장은 이 날 김대통령에게 내각제개헌 문제를 거론했었다. 정석모 부총재는 신한국당 이한동 고문과 최근들어 몇차례 만나 내각제문제를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자민련에선 한영수 박철언 부총재와 김용환 총장, 이동복 총재비서실장 등이 여권인사들과 활발한 물밑접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관련 김총재의 한 측근은 『지금은 여권이 시큰둥한 반응이지만 정국위기가 심화하는 시점이 오면 여권핵심부도 내각제를 결코 거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홍윤오 기자>홍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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