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정씨 부자 “격리작전”/대면 피해 보근씨 영등포구치소로

◎동일사건 기소땐 법정에 함께 설듯검찰이 28일 한보그룹 정보근 회장을 구속함에 따라 정태수 총회장부자가 동시에 옥중생활을 하면서 재판도 나란히 받게 될 운명에 처했다. 검찰은 부자가 같은 구치소에서 얼굴을 맞대는 상황을 피하고 서로 입을 맞출 수 있는 기회를 봉쇄하기 위해 아들을 아버지가 있는 서울구치소가 아닌 영등포구치소에 수감했다.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을 각각 안양교도소와 서울구치소에 분리수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정총회장이 재기를 위해 배후실체를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어 부자의 입맞추기와 변호사들의 접견에 「장애」를 주는 것이 수사에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법정에는 부자가 함께 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총회장은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으나 정보근씨도 동일한 사건으로 병합기소될 가능성이 높다. 정총회장은 31일 2차공판정에 서게 되지만 남은 일정상 정보근씨 기소시한인 4월17일까지는 끝나기 어렵다.

정총회장은 이날 보근씨를 제외한 3형제와 면회했다. 정총회장은 일가의 재산압류 조치와 아들 구속에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들은 『추위를 많이 타고 당뇨병까지 앓고 있는 정총회장이 충격으로 쓰러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이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