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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각제 운운할때냐”/여 초·재선의원 일제히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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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각제 운운할때냐”/여 초·재선의원 일제히 성토

입력
1997.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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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점 떠나 경제난국 판에…”/고위당직자회의서도 “언급말자” 결정여권내 내각제 개헌논의가 거센 역풍에 일순 자취를 감추는 양상이다. 김영삼 대통령이 26일 이회창 대표로부터 청와대 주례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임기중 개헌은 없다』며 개헌논의에 제동을 건데다 27일 신한국당 고위당직자회의에서도 참석자들이 내각제 문제를 더이상 언급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내각제 개헌문제는 일단 수면아래로 잠복했다.

특히 당내 초·재선의원들을 중심으로 내각제에 대한 거센 반론과 반발이 제기되면서 내각제개헌론은 수그러들고 있는 형국이다.

신한국당 초·재선 의원들은 27일 계파 구분없이 『도대체 이 시점에서 내각제 개헌문제를 제기하는 저의가 무엇이냐』며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헌법이 재단되는 현실을 개탄했다.

이들은 『당을 혼란케 하는 내각제 논의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지금은 경제회생과 민심수습에 당의 총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특히 『최근의 권력구조 개편논의는 몇몇 대선주자들의 정치적 노림수에 중진급 의원들의 사심이 맞아 떨어져 증폭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특정 개인이나 정파의 이해관계에 의해 권력구조개편이 논의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지적했다.

민주계 김무성 의원은 『내각제는 지역감정을 배경으로 하는 3김구도를 연장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그나마 부정부패의 관행이 정리돼 가는 마당에 다시 금권정치로 회귀하게 될 내각제개헌은 절대 반대한다』고 말했다.

무계파를 지향하는 당내모임인 시월회 회원 홍준표 의원은 『제도자체의 좋다, 나쁘다를 떠나 현 시점에서 내각제 논의는 적절치 않다』며 『우리나라는 내각제를 실시한다 해도 독일형이나 영국형보다는 정경유착의 일본형으로 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내각제 실시는 한국 정치문화에서 아직은 시기상조』라면서 『당내 일부 대선주자들의 권력구조개편 필요성 제기는 개인적 소신이기도 하겠지만 이회창 대표 흔들기의 측면이 강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원유철 의원은 『내각제든 대통령 중임제든 국가가 안정되고 난 다음에 논의돼야 할 일』이라며 『나라가 총체적 위기에 처해있는데, 난데없는 권력구조개편 문제로 국정을 혼란에 빠뜨려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민주계의 한 재선의원은 『김수한 국회의장이 청와대에서 내각제를 건의했다는 일부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김의장이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여러 정황 등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계의 한 중진의원은 『현재 민주계 의원들 사이에는 여러가지 시국수습책이 거론되고 있다』면서 『내각제개헌문제도 정국돌파카드중의 하나이지만 민주계가 전반적으로 내각제를 선호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의원은 『계파와 상관없이 3선이상 되면 내심 내각제를 선호하기 마련』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따라서 내각제논의는 향후 정국상황과 정치권 내부사정에 따라 또다시 쟁점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홍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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