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최고종교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지난 6일간 대만을 방문했다. 1951년 중국군 진주로 티베트의 최고통치자 겸 최고종교지도자 자리를 잃어버린 채 유랑생활을 하고 있는 달라이 라마는 나라를 잃은 유랑객으로서는 어울리지 않게 점령자와의 화해를 주장하면서 매우 조용한 조국광복운동을 벌여 왔었다. 자비와 인내를 강조하는 비폭력운동이었다.그의 이런 조용한 조국광복운동은 중국이라는 거대 세력에 눌려 좀처럼 목소리가 퍼지지 않다가 달라이 라마가 1989년 노벨평화상을 받으면서 겨우 티베트라는 나라가 중국에 의해 점령됐고 달라이 라마를 중심한 티베트유민들이 인도북부 다름살라에서 망명정부를 구성하고 있다는 사실이 국제적으로 알려지게 됐었다.
그는 이번 방문기간중 리덩후이(이등휘) 총통을 비롯한 각계 인사들을 만났는데 이번에도 중국―대만 사이에 어려운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스스로 의회연설계획을 취소하는 등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티베트가 중국에 의해 강점된지 벌써 46년. 한국의 일본강점기간인 36년을 10년이나 더 지나고 있다. 독립을 꿈꾸는 사람들은 거의 남아있지 못한 것이 오늘날의 티베트실정이다. 이러다간 20세기에 또 하나의 역사있는 민족이 지구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지구상에는 강대국에 밀려 많은 약소국이 사라졌다. 최근 유럽에선 영국·프랑스·독일과 같은 대민족에 밀려 사라져 버린 민족을 보호하는 운동이 벌이지고 있다. 계통도 모르고 언제 사라졌는지도 모르지만 하여튼 현재 유럽인들이 쓰고 있는 말과 전혀 다른 언어를 쓰고 있는 소수민족 그룹이 적어도 51개가 있다는 것이 조사에서 밝혀졌다. 확실한 언어체계와 상당한 문자를 갖고 있는 이들은 영국에 7개, 프랑스에 15개, 스페인에 7개, 그리스에 4개, 오스트리아에 4개, 독일에 2개 등 유럽 곳곳에 퍼져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힘이 세다는 이유로 약자를 지구에서 밀어내려 한다면 이는 분명히 죄악이 아닐 수 없다. 이번 달라이 라마의 대만 방문이 같은 한족인 대만에서라도 티베트의 보존을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해 마지 않는다.<논설위원실에서>논설위원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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