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의 입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망해도 기업가는 산다” 악습 제거/타인명의 숨겨둔 재산도 추적중심재륜 중수부장은 27일 하오 3시 기자들을 만나 한보그룹 정보근 회장의 구속수사방침과 정씨 일가의 은닉재산현황을 세세히 밝힌 뒤 『정태수씨 같은 악덕기업주가 더 이상 이 땅에 발 붙이지 못하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정태수씨 재산공개와 정보근씨 구속수사 배경은.
『정부 및 검찰과 정씨일가의 묵계가 있지 않느냐는 의혹을 말끔히 씻어내 수사에 불필요한 오해를 완전히 제거할 필요가 있었다. 또 「기업은 망해도 기업가는 산다」는 악습을 과감히 제거하고, 재산을 모두 공개, 동결, 회수함으로써 국민적 감시를 받게 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부자를 동시에 구속하는 게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천문학적 횡령규모와 정씨일가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허탈감, 이번 사태로 인한 전·현직 장관과 정치인들을 엄벌한 것에 비하면 결코 가혹하다 할 수 없다. 특히 정태수씨가 수사 및 재판과정에 전혀 개전의 정을 보이지 않고 있고, 재기의욕을 강하게 보이고 있어 엄벌이 필요하다. 부자지간이라도 용납할 수 없다』
―수사상의 필요성과도 관련있는가.
『그렇다. 정씨가 끝까지 입을 열지 않는 것은 재산과 아들문제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산을 압류하고 아들을 구속하지 않고는 정씨의 입을 열게 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됐다. 이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정씨가 계속 정부와 검찰을 갖고 놀 수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는 정씨의 입에만 의존하지 않겠다. 악과의 타협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겠다. 관심있게 지켜봐달라』
―정보근씨는 언제 불러왔나.
『현재 조사중이다. 내일(28일) 아침까지 강도높은 조사를 하겠다. 영장청구는 그 이후가 될 것이다』
―정씨 일가의 재산은 발표한 것이 전부인가.
『타인 명의 등으로 숨겨놓은 재산이 또 있는지 계속 추적중이다』
―세액 4천3백여억원은 앞으로 추징할 세금인가.
『94, 95년의 결산에 따라 이미 세금이 부과됐지만, 수사과정에서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짐에 따라 앞으로 추징할 세금이 많다. 예를 들어 노무비를 과다계상한 사실 등이 새로 밝혀진 것이다. 국세청에 통보하면 부과될 것이다』
―법인세는 기업이 흑자를 내야 물릴 수 있는 것 아닌가.
『장부조작을 통해 원가를 과다계상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에 차액을 부과하겠다는 취지이다』
―한보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도 세금추징이 가능한가.
『법정관리는 법인에 대한 것이다. 과점주주인 정태수씨 등에는 조세권 행사가 가능하다』
―정씨 재산은 압류했는가.
『이미 재산동결조치를 취한 것도 있고, 나머지는 진행중이다』
―후속 조치는.
『국세청 등 관계기관의 협조를 받아 정씨 일가의 재산을 끝까지 추적하겠다. 세차례나 감옥에 갔다온 악덕기업주가 천문학적 재산을 갖고 있다면 국민감정이 용납하겠나. 이번 조치가 정씨에 대한 압박이자 국민들에 대한 청량제가 됐으면 좋겠다』<김상철 기자>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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