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내각제 거론인사들 발빼는 분위기/불씨 여전히 남아 향후 움직임 주목여권내부에서 백가쟁명식으로 전개되던 권력구조 논쟁이 26일 김영삼 대통령의 「임기내 개헌불가」발언으로 일단 가닥이 잡혔다. 최근 한보사태 와중에서 불거져나온 여권내부의 개헌론은 정국을 더욱 안개속으로 빠져들게 했었다.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체제 출범이후 이한동·이홍구 고문에 이어 김수한 국회의장까지 현행 권력구조 및 운영방식 문제를 거론하면서 여권내부에 갈등양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에 당총재인 김대통령은 이날 이대표의 주례보고 자리에서 『내각제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당의 확고한 방침』이라며 내각제 주장에 쐐기를 박았다. 또 내각제 시사발언을 했던 인사들도 『당장 개헌하자는 주장이 아니다』며 한 발 빼는 분위기여서 개헌론은 당분간 수면아래로 잠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불과 보름전만 해도 내각제 개헌론은 야권내부에서만 들을 수 있었다. 자민련이 95년 창당이후 줄곧 내각제를 주장해 왔으며 최근 국민회의에서도 「DJP」공조차원에서 내각제가 검토되는 분위기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이한동·이홍구 고문이 권력집중 문제를 거론하면서 내각제 불똥이 여권으로도 튀기 시작했다. 이한동 고문은 처음에는 권력운영문제를 지적하더니 25일 한양대 특강에서는 『긴 안목에서 내각책임제도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내각제」를 직접 거론했다. 이홍구 고문은 권력분산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한 사람이 국가운명을 좌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총리에게 실질적 권한을 부여하는 등 현행 헌법상의 내각제적 요소를 제대로 운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수한 의장이 24일 김대통령을 만나 『정가 일부에서 내각제개헌 문제를 주장하고 있다』고 거론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개헌논의는 급속히 확산됐다.
이에 대해 이대표는 26일 당무회의에서 『현대통령 임기내에 개헌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당론』이라며 『현시점에서 내각제 거론은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개헌론 진화에 나섰다. 또 박찬종 고문, 김덕룡 의원, 이인제 경기도지사도 「내각제 반대, 대통령직선제 고수」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고문은 『내각제를 수용하면 3김시대가 연장되고 지역할거구도가 고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수성 고문은 지난해 10월 총리재직시 국회답변에서 『지역갈등 해소를 위해 내각제가 좋은 탈출구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해 눈길을 모았으나 최근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는 『남북대치 상황에서 내각제는 적절치 못하다』고 밝혔다. 평소 내각제에 대해 긍정적이었던 김윤환 고문은 『올 대선전 내각제 개헌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두 야당이 제의하면 내각제 논의는 가능하다』고 밝혔다. 최형우 고문은 지난해말까지는 대통령제 고수 입장을 밝혀왔다. 최고문측은 『최고문이 입원중이어서 공식태도 표명을 유보한다』고 밝혔으나 내각제에 대해 유동적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김광덕 기자>김광덕>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