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불기 시작한 내각제 바람이 DJP 대선연합구도를 흔들고 있다. 야권에서 내각제 개헌문제는 김대중 국민회의·김종필 자민련총재간의 후보단일화를 도출하기 위한 비교적 단순한 2원 1차방정식이었다. 여기에 여권일각에서 새로운 변수가 대두되면서 예측불허의 복잡한 고차방정식이 되고있는 형국이다.국민회의측은 여권일각에서 제기되는 권력구조개편론에 대해 내심 당황하고 있다. 여권과 자민련이 내각제 채널을 연결할 경우 국민회의는 5월 전당대회이후의 후보단일화 일정을 완전히 새로 짜야한다. 개헌추진론자인 조세형 총재권한대행도 『김영삼 대통령이 위기탈출용으로 내각제를 받아들일 경우 이회창 대표 등 대통령제 고수파들의 반발로 신한국당이 분열하고 정국혼란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훈 부대변인은 『여권이 처음부터 DJP공조의 균열을 노린 것이 아니냐』며 강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자민련김총재는 26일 당무회의에서 『정치제도 개혁을 주장하는 것은 좋다』면서도 『내각제에 잘못 대응하면 본의를 왜곡시키려는 경향이 많기때문에 함부로 대응하지 말아야한다』고 일단 신중한 입장을 강조했다.
김총재의 이같은 언급은 여권 인사들의 불순한 의도에 휘말려 들어갈 수 있다는 점과 함께 국민회의측에 경계심을 완화시켜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자민련측은 어느쪽과 관계를 가져도 손해볼 것이 없다는 판단아래 여권과 물밑접촉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민회의측은 신한국당의 이회창 대표체제가 출범하자, 자민련이 「DJP연합」외길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었다. 그러나 이대표체제 출범후 부상한 내각제 변수는 자민련의 행보를 정반대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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