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Washington Post 3월25일자일본정부는 오래돼 맛도 없고 상할 위험이 있는 엄청난 양의 묵은 쌀을 저장하는데 수억달러를 쓰는 반면, 북한에서는 극심한 식량난으로 전주민이 질병과 만성영양실조의 위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국제구호단체 유엔, 심지어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창고문 열기를 거부하고 있다.
이를 비판하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너무 오래돼 일반소비자에게 팔 수 없는, 300만∼400만톤의 쌀이 가축사료용으로 판매될 가능성이 있다며 분노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식량원조를 위해 도쿄(동경)에서 모금을 하고 있는 미국인 버나드 크리셔씨는 『여자들과 아이들이 굶주리고 있는데 일본이 쌀을 사장시키고 있는 것은 비양심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북정책에 동조해왔고 세계최대의 원조국인 일본이 대북 원조문제에 있어서만은 굴복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하시모토 류타로 일본총리는 『70년대 북한공작원들의 일본인 납치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드러나고 있는 마당에 식량을 지원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도쿄 한 교회의 프랭크 신야 목사는 『정치인이 국민감정을 오도하고 있는 것 같다. 모든 일본인이 20여년 전에 일어난 납치사건과 인도적인 원조를 연계시키기를 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본식량청은 현재 쌀비축량 300만톤이 모두 식량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비축량이 400만톤에 달하며 대부분이 94, 95년산이라는 주장도 있다. 2년이 지나면 쌀맛이 나빠진다고 소비자들은 믿는다. 일본에서 묵은 쌀을 사는 것은 오래된 프랑스빵을 사는 것과 마찬가지로 매력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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