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불안감에서 벗어나라/여성은 친밀감을 가장 중시/‘강한 남성’ 강박관념 버려야/신혼초 남편의 성기능 장애 부인 모른척 지나가면 도움의학적인 면에서 이상적 결혼의 기본조건은 올바른 선택, 정신적 원숙, 원만한 성생활, 자녀출산 능력을 들 수 있다. 이 중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으나 성생활이 원만하지 않고는 결코 이상적인 결혼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상대방의 학벌 건강 성격 등은 혼전에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으나 성기능과 출산능력은 살아보지 않고서야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우리나라의 신혼부부들은 한 번도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한채 첫날 밤을 맞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성에 대한 해부학이나 생리학이 아니며, 이상한 체위에 대한 연습이나 오르가슴을 성취할 수 있는 비결은 더욱 아니다.
신혼부부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불안감으로부터의 해방이다. 불안감은 특히 남자쪽이 문제가 된다. 남성의 불안감은 그 뿌리를 찾아보면 성에 대한 불순한 인상에서 시작된 경우가 많다. 어려서부터 부모에게 잘못 받은 성교육이나 자위행위중 축적된 죄의식, 불안감 등이 원인이다.
그러나 이는 대부분의 젊은이에게 공통된 현상이므로 결코 초조해하지 말아야 한다. 첫날 밤을 제대로 넘기지 못하면 어쩌나, 발기는 잘 될까, 혹시 조루증 때문에 아내가 실망하지 않을까 등의 걱정을 안고 신혼여행을 떠나서는 안된다. 쓸데없는 자존심을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 자기가 강한 남성인 척하면 그것 때문에 평생 고생하게 된다. 남성은 오르가슴에 가치를 두지만, 여성들은 친밀감을 제일 중시한다. 신혼초 여성들이 바라는 것은 남자가 생각하는 그런 문제가 아님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불안에 있어서는 여성도 예외가 아니다. 여성은 남성과는 달리 발기와 사정의 문제가 없어 아무 걱정이 없을 것같으나 실은 그렇지 않다. 연애결혼은 좀 다르겠지만 중매결혼의 경우 쑥스럽고 아직 사랑을 느끼지 못해 중추성 자극이 일어나지 않는다. 또 여러 가지 심리적인 불안이 겹쳐 질 분비물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통증이 오거나 거부감을 느끼기 쉽다.
남성이 발기가 돼야 삽입이 가능한 것처럼 여성도 성적으로 흥분해 충분한 질 분비물이 나와야 한다. 따라서 심하게 아플 때는 덮어놓고 참을 게 아니라 분위기가 무르익도록 기다려야 한다. 특히 여성들은 신혼초 남편에게 성기능장애가 있더라도 이를 절대 내색해서는 안된다. 사실 기질적으로 장애가 있는 남성은 별로 없다. 그러나 아내의 힐책으로 처음부터 자존심이 상하고 패배주의에 빠지면 구제불능이 될 수도 있다. 모른 척하면서 얼마 지나면 괜찮아지는 경우가 많으니 병원에 가보라는 등의 상처를 주는 말은 삼가야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남성은 신부가 오르가슴을 느끼게 하겠다는 강박관념을 갖지 말아야 한다. 여성은 남성에게 친밀감을 느끼기 때문에 성을 즐기는 것이지 같이 오르가슴을 느껴서 그런 것은 결코 아니다.<김원회 부산대 의대 교수·부산대병원 산부인과 과장>김원회>
◎결혼전 건강진단/간염·성병 등 전염병 유무 확인/정신병·유전성 질환도 검사를
결혼을 앞두고 서로의 건강을 확인하는 것은 행복한 결혼을 위한 전제이다. 외국의 경우 결혼 전에 서로의 건강진단서를 교환하고 결혼을 승낙받는 경우가 흔하다. 전염 및 유전성 질환과 정신병 등 가족이나 2세건강에 영향을 주는 질병이 없다는 진단을 받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결혼전에 준비해야 할 건강진단과 예방접종에 대해 살펴보자.
첫째, B형간염 결핵 성병 나병 등 만성 전염성 질환의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능한한 가족주치의를 정한뒤 상담과 진찰을 하고 흉부X선검사 B형간염검사 간기능검사 일반혈액검사 소변검사 혈청검사 등을 받도록 한다. 여성의 경우 2세건강을 위해 반드시 풍진항체검사를 받아 미리 예방접종을 하고, 적어도 접종 3개월 후에 임신하는 게 바람직하다. B형간염 항원·항체검사가 모두 음성이면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둘째, 정신병은 진찰 및 상담만으로도 어느 정도 확인이 가능하다. 자세한 원인을 알고 싶으면 가족들의 자세한 병력과 성격검사(다면적 인성검사)를 받는 게 도움이 되나 일단 의사와 상담한 후 서로의 동의하에 하는 게 바람직하다.
셋째, 인슐린의존성 당뇨병, 색맹, 혈우병, 염색체 질환 등 유전성 질환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염색체 질환중 가장 흔한 다운증후군의 경우 18세이하 또는 35세이후 임신을 하면 임신초기 융모막검사 양수검사 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로 질환여부를 알 수 있다.
넷째, 빈혈 당뇨병 갑상선질환 심장질환 신장질환 등 2세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도 전문의와 상담해 검사하는 게 좋다. Rh음성인 혈액형의 여성이 Rh양성인 남성과 결혼해 아기를 낳을 경우 신생아에게 용혈성 빈혈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김병성 경희대 의대 교수·경희대병원 동서건진센터 소장>김병성>
◎신혼기 건강관리/여성 방광염 조심해야/환경변화 따른 스트레스 해소 노력도
흔히 신혼기를 일생에서 가장 달콤한 기간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건강 측면에서도 그런 것은 아니다. 이 기간에는 남녀 모두 생활행태및 환경의 변화와 상당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 때문에 여러가지 건강문제가 생길 수 있다.
만일 신혼초부터 이런 문제에 잘 대처하지 못하면 적응장애나 불안장애 등 정신질환으로 고생할 수도 있다. 우리의 생활은 적응의 연속이며, 결혼도 예외는 아니다. 결혼후에는 서로의 인성에 대한 적응은 물론 결혼 환경, 사회적 조건에 대한 적응 등이 꾸준히 필요하다.
신혼기에는 가족계획이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다. 그러나 결혼전부터 자녀출산에 대한 계획을 세워서 결혼후 각자가 책임지고 이를 이행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계획되지 않은 임신은 부부의 사회적, 경제적 활동에 지장을 초래할 뿐아니라 여성과 태아의 건강에 해를 끼칠 수도 있다. 피임법의 경우 경제사정 생활습관 건강상태 효율성 등에 따라 가장 적합한 것을 택해야 한다. 신혼기에 사용할 수 있는 피임법으로는 콘돔 경구피임약 월경주기법 기초체온법 등이 있다.
신혼부부는 생활을 공유하므로 각종 질병에 함께 걸릴 수 있다. 특히 AIDS 비임균성요도염 임질 매독 등 성생활을 통해 전염되는 질환은 배우자간 전염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이들 질병에 걸릴 행위를 해서는 안되며, 일단 감염된 경우에는 항상 배우자와 함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신혼기 여성이 흔히 경험하는 질병에는 방광염이 있다. 처음 성생활을 시작하는 신혼초에 많이 발생, 「신혼기 방광염」이라고도 부른다. 이는 성행위와 관련된 신체적 요인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단 증상이 생기면 의사의 진찰을 받아 균에 대한 치료를 철저히 해야하며, 치료가 끝난 후에도 재발을 막기위한 노력이 필요하다.<송윤미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송윤미>
◎부부심리 알면 가정이 ‘화평’
결혼 시즌이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와 이제 막 새 둥지를 마련한 신혼부부에게 도움이 되도록 결혼의 심리에 대해 살펴보겠다. 부부간에는 통상 다섯가지 테두리의 상호심리작용이 끼어 있다.
▷힘겨루기◁
첫째, 「힘겨루기」로서, 누가 누구를 어느 면에서 지배하느냐 하는 투쟁을 말한다. 요즘 신혼부부는 각자 부모에게서 결혼후 첫 부부싸움에서 절대 밀리지 말라는 조언을 들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막판까지 가는 싸움을 벌여 더러 이혼까지도 불사한다. 따라서 지배욕이 강한 쪽과 피지배욕이 강한 쪽과의 결합이 이상적이다.
▷보살피기◁
둘째, 「보살피는」 차원이다. 제일 좋은 것은 서로가 서로를 보살펴 주는 경우이고, 제일 나쁜 것이 서로가 보살펴줄 능력이 없으면서 보살핌만을 받고자 하는 경우이다. 핵가족사회에서 과잉보호로 자란 요즘의 젊은 세대가 이혼을 많이 하는 이유가 바로 후 때문이다.
▷친밀도◁
셋째, 「친밀도」이다. 말로는 정신적이나 육체적으로 거리를 두지않는 게 좋다고들 하지만, 실은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해야 편한 부부들도 많다. 이런 친밀도는 결혼후 서서히 정착하는데, 자녀출생 갱년기 은퇴 등의 상황이 오면 크고 작은 변화를 맞기 마련이다.
▷정절지키기◁
넷째, 「정절」을 지키느냐의 차원이다. 정절은 육체적인 것에 국한하지 않고 정신적인 것도 포함된다. 즉 시댁 재산싸움의 와중에 남편이 미워 그의 적수가 되는 시동생에게 남편의 비밀을 알려주는 것도 정절을 어기는 것이다. 정절을 지키기란 그리 수월한 게 아니다. 대체로 남자는 아내보다 젊고, 자기보다 지능이 떨어지는 여자에게 한 눈을 팔며, 여자는 남편보다 지능이나 능력이 뛰어난 남자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다.
▷삶의 스타일◁
다섯째, 「삶의 스타일」인데, 이는 비슷할 수록 좋다. 일요일이면 늦잠자고, 신문보고, 쉬고 싶은 남편과 그 반대로 모처럼의 휴일을 야외로, 외식으로, 구경으로 보내고 싶은 아내가 있다면 이들은 쉽게 충돌하고 또 서로를 바꾸려고 애를 쓸 것이다.
결혼에는 이와 같은 남녀간의 심리작용이 들어있지만, 배우자에 대해 끊임없는 애정과 관심을 기울인다면 웬만한 어려움은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조두영 서울대 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정신과>조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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