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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극 산실” 연우무대 창단 20돌/내달부터 연중 기념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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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극 산실” 연우무대 창단 20돌/내달부터 연중 기념공연

입력
1997.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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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극만을 고집해온 극단 연우무대(대표 정한룡)가 올해로 창단 20주년을 맞아 기념공연잔치를 벌인다. 특별기획공연은 연우의 2세대 주역들의 무대로 막을 연다. 김태웅 작·연출 「파리들의 곡예」가 4월3∼13일, 김학선 작·김종연 연출 「위험한 가계」가 4월17∼27일 공연된다. 대표작 앵콜무대는 「칠수와 만수」(7월11일∼8월17일),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8월27일∼10월12일·이상 연우소극장), 「날 보러와요」(9월중 장소미정)로 이루어진다.「새들도…」는 현재 연극원에 교수와 학생으로 적을 두고 있는 황지우(원작시) 주인석(극본) 김석만(연출) 등 연우무대 원년멤버가 이끌어 간다. 「칠수와 만수」 「새들도…」는 6월4일∼7월6일 예술의전당 제작으로 자유소극장에서도 볼 수 있다. 11, 12월에 무대에 올려지는 윤영선의 작품으로 20주년 기획공연은 마무리된다.

연우무대는 77년 2월5일 서울대 인문대 연극반 출신들의 「목요모임」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20년의 가장 큰 자산은 연우들 자체이다. 같은 광고회사에서 「주경야연」하던 「불성실한 회사원들」은 쫓겨나 극단 대표(정한룡)로, 유학 후 연극원 교수(김광림)로, 세포분열한 극단 차이무 대표(이상우)로 활동 중이다. 그리고 문화계 곳곳에 포진한 김명곤 김민기 최형인 문성근 양희경 여균동 임진택 김석만씨 등이 연우에서 부화한 인재들이다.

창작극 41편의 연보는 연극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김석만교수는 『소설이나 시, 또는 어떤 인물이라는 뼈대를 놓고 연기자와 함께 만들어 왔다. 그것이 바로 「연우가 만든」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자연스럽게 작품엔 80년대 군부독재와 암울한 사회상이 녹아들었고 관객과 당국으로부터 함께 주목을 받았다. 84년 극단에 떨어진 6개월 공연정지처분은 연극사상 초유의 일이다. 또 번역극 공연에서 얻을 수 없는 물흐르는 듯한 자연스런 연기도 독특한 스타일로 자리잡았다.

정한룡 대표는 「연우의 풍자정신」을 중요한 결실로 꼽았는데 보다 근원적인 것은 자유주의 정신이다. 연우무대의 힘은 사회적 구속으로부터 자유롭고자 하는 욕구인 동시에 검증된 좋은 대본과 선진적인 외국 사조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발상으로부터의 자유로움이었다.<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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