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매매상 팔려 짐승같은 삶/고향 오고파 50년간 국적 간직”50여년동안 중국에서 살아온 정수재(72·후난성 수앙펑시) 이금순(70·신장성 하미시)씨 등 일본군위안부 출신 할머니 2명이 25일 하오 2시35분 아시아나항공 3345편기로 영주귀국했다. 중국에 거주하는 위안부출신 할머니가 영주귀국하기는 지난해 3월 정학수(72)씨 이후 두번째이다.
두 할머니는 일제말기인 43∼44년 중국 한커우(한구), 우한(무한) 등에서 위안부생활을 하다 해방을 맞았으나 고향에 돌아올 용기가 없어 중국에 눌러앉았다. 43년 인신매매상에게 쌀 1백근, 이불 한 채에 팔려 위안부생활을 시작한 정할머니는 『일본군은 복도에 걸린 사진을 보고 방에 들어와 짐승처럼 우리를 유린했다』며 『도망치다 잡히면 병신이 될 정도로 심하게 구타당했다』고 회상했다. 폐암과 심장병으로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정할머니는 『중국 공안당국이 중국국적 취득을 권유했지만 고향에 오려는 일념에서 50여년동안 남조선 국적을 지키며 살아왔다』고 말했다.
44년 수원역 뒷산에 나무하러 갔다가 끌려간 이할머니는 『너무 고통스러워 강물에 뛰어들어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며 『어린 나이에 끔찍한 일을 당해 아이를 낳지 못하게 돼 혼자 살아왔다』고 말했다.
중국내 위안부할머니들의 영주 귀국사업을 벌이고 있는 상도성결교회 김원동(52·무역업) 장로는 『중국엔 북한공민증 취득자 5, 6명 등 13명이 생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할머니는 상도성결교회가 마련한 18평형 주택에서 여생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홍덕기 기자>홍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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