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국민회의총재가 파상적인 대여공세를 자제하고 민생안정으로 국면전환을 시도하고 있다.김총재는 25일 한보사건, 김현철씨 등에 대한 공세를 중단하도록 지시했다. 정동영 대변인은 이날 『한보, 현철, 검찰, 박태중 등 관련 자료는 많지만 공세적 논평이나 성명을 내지 않겠다』고 밝혀 김총재의 뜻을 전했다. 여권에 대한 휴전을 선언한 것이다.
정대변인은 『한보 재수사, 현철씨 청문회출석 등 우리 당이 요구한대로 진행되고 있어 굳이 부채질을 할 필요가 없다』며 『당은 경제위기극복을 위한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총재의 이같은 결심은 물론 한보사건과 경제파탄 등으로 인해 급속히 팽배하고 있는 국민의 총체적 위기의식을 달래고, 민생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이외에도 다양한 전략적 고려가 담겨 있다는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김총재는 확산되는 국민의 전체 정치권을 향한 불신에 대한 위기의식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해석이다. 김영삼 대통령의 몰락은 구정치인 반열에 있는 김대중 총재에게도 곧바로 영향이 가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이번 기회에 김총재의 「경제관리 능력」과 국민회의의 책임정당 이미지를 제고하겠다는 전략도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대선을 대비한 장기적 전략인 셈이다. 오는 28일 김총재의 경제회생 긴급기자회견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김총재는 이날 하루동안 경제살리기에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총재는 이날 상오 미국 헤리티지재단 인사들과 만나 미국의 한국에 대한 상황인식과 의견을 듣고, 이어 시내 모호텔에서 이종찬 부총재 등과 함께 경제기자회견에 대한 회의를 가졌다.
김총재는 앞으로도 권력구조재편 등의 논의보다는 경제살리기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당관계자들도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한 김총재의 민생안정론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권혁범 기자>권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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