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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심사 수천억 대출 배후캐기/김현철·한보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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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심사 수천억 대출 배후캐기/김현철·한보 수사

입력
1997.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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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관계자 수백만원 떡값 확인/박태중씨 벼락치부도 집중 추적한보특혜와 김현철씨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은 25일 서울지검 김수남 검사 등 특수수사경험이 많은 5명의 검사를 수사팀에 합류시키는 등 새 진용 짜기를 마무리했다. 신임 심재륜 중수부장이 부임과 동시에 특수수사통으로 알려진 이들 5명을 전격 발탁한 것은 이번 수사에 대한 검찰의 의지를 가늠케 한다. 검찰의 새 진용이 갖춰짐에 따라 한보 재수사와 김현철 의혹 수사는 다시 정상궤도에 오르게 됐다.

검찰은 수사진용의 개편으로 국민들의 수사팀에 대한 불신은 일단 해소됐다고 보고 모든 의혹을 소신있게 수사해 나가겠다고 밝힌다. 심중수부장이 부임 일성으로 『머뭇거리지 않는 수사, 휘청거리지 않는 수사, 앞만 바라보는 수사, 조건없는 수사』를 강조한 것은 이같은 검찰의 의지를 말해준다.

검찰은 이날도 은행감독원과 제일 조흥 외환 산업 등 관련은행에서 제출받은 대출관련 자료를 토대로 변칙·불법대출 여부를 정밀 검토하는 한편, 제일은행 과장급 2명과 산업은행 차장 1명 등 은행관계자들을 불러 외부압력 등 대출경위를 조사했다. 또 한보그룹 재정본부 실무자들을 다시 불러 1차 수사결과를 중심으로 보강수사를 벌였다.

검찰은 은행관계자들이 명절 떡값 등으로 수십∼수백만원씩 받았다는 진술을 한보관계자들을 통해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은행실무자들의 떡값 수수는 수사초점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실무자 몇 명이 떡값을 받은 것은 한보 대출의혹의 본질과는 먼 내용』이라며 『은행들이 한보철강의 사업성과 재무능력을 제대로 심사하지 않고 수천억원씩 대출해준 이유가 무엇인지를 찾는 게 이번 수사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 기업 신용평가기관인 (주)한국신용정보가 지난해 9월 한보철강의 재무상황과 사업성을 검토한 뒤 『향후 2002년까지 자체자금확보 방안을 확보하지 않는한 당진제철소 신규사업의 성패는 물론 영업정상화 단계에 진입하기까지 존속여부가 우려된다』고 매우 절망적인 평가를 내렸던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은행들이 이같은 외부기관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한보철강에 자금지원을 계속해 준 배경을 추적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김현철씨 의혹사건과 관련, 김씨의 최측근으로 진상규명의 열쇠를 쥐고 있는 (주)심우 대표 박태중(38)씨의 이권개입과 재산형성과정의 의문점들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관계자는 『박씨의 부동산 매입시기가 현정부 출범 직후에 집중돼 있고, 계부 윤모씨한테서 유산으로 물려받았다는 박씨의 주장과 달리 등기부상 취득사유가 「매매」로 기록돼 있는 등 재산형성과정이 석연치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한보철강이 독일업체로부터 설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리베이트를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박씨가 그동안 독일을 수차례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방문목적과 현지에서의 활동내용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밖에 K그룹이 한때 박씨가 소유했던 의류업체 (주)파라오를 실제보다 높은 가격에 인수했는지, 인수자금이 어디에 쓰였는지도 추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러나 아직까지 수사결과에 대해 그다지 낙관하는 것같지는 않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다른 수사와 달리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결과가 신통치 않을 경우 검찰이 또 다시 여론의 질타를 받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 수사관계자는 『한보수사와 김현철씨 수사중 어느 것이 어렵느냐』는 질문에 『난형난제라고 말해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가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김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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